지지대 휜 화순풍력발전기, 강화된 제품 검사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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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지대 휜 화순풍력발전기, 강화된 제품 검사 못받아

‘제품 출하 전 검사’ 시행 3년 전 착공 영향… 타워 자재 성적·용접부 강도도 평가 못받아

23일 오후 전남 화순군 도암면 우치리 화학산 정상부에 지어진 127m길이의 4.7MW급 풍력발전기가 꺾여있다. 지난 21일 금성산 풍력발전 단지에 세워진 풍력발전기 11기 중 11번째 발전기가 쓰러진 것과 관련해 사고기의 시공·제조사 관계자들이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광전매일신문] 꺾임 사고가 발생한 화순 풍력발전기가 강화된 안전법 적용을 피한 탓에 출하 전 당국의 제품 안정성 검사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24일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전남 화순군 도암면 금성산 풍력발전 단지서 꺾임 사고가 발생한 풍력발전기는 시공 전 당국의 제품 검사를 받지 않았다.
사고가 난 풍력발전기는 안전 기준 등이 강화된 전기안전관리법과 전기사업법 시행규칙이 시행되기 전인 2020년 12월 공사계획 인가를 받았다. 2023년 4월22일부터 시행된 개정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 안정성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개정된 법은 전기안전공사가 제품 결함도를 낮추고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풍력발전기에 사용되는 주요 제품을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공장에서 출하하기 전 블레이드·나셀·타워 주요 부품에 대해 성능시험과 열강화도 시험 등 35가지 항목에 따라 검사하는 과정이다. 풍차의 지지대인 타워의 강도를 확인하기 위해 자재 성적·용접부 강도 계산·볼트 성적을 확인하는 절차도 포함된다.
하지만 철강 타워가 구부러진 화순 풍력발전기는 법 개정 전 인가를 받아 해당 점검 절차를 받지 못했다. 사고 원인 중 하나로 구조물 결함이 지목됐다는 점에서 사전 제품 성능 검사를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완공 이후에도 3년마다 이뤄지는 정기 점검 시기도 도래하지 않아 단 한 차례도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발전기는 2023년 6월 운영을 시작해 내년에야 첫 정기 점검을 받는다.
전기안전공사 관계자는 “최근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기 점검 시기도 4년에서 3년으로 앞당기고, 공장 출하 전 풍력기 검사도 진행하고 있다”며 “법은 강화됐지만 사고 기체는 이미 공사 허가를 받아 시기적으로 강화된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오전 2시50분께 화순군 도암면 ‘금성산 풍력발전 단지’에서 풍력발전기 1기의 타워가 엿가락처럼 휘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종환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