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제주항공 참사’ 법률지원단, 사고책임자 고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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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2·29 제주항공 참사’ 법률지원단, 사고책임자 고소한다

참사 법률지원단·민변 광주전남, 13일 고소장 제출 예고
“진상 밝히고 책임자 엄벌”… 고소인 참여유족 모집 방침

[광전매일신문] 12·29 제주항공 참사 피해자·유족에게 법률 지원을 하고 있는 광주·전남 변호사들이 각종 의혹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며 사고 책임자 형사 고소에 나선다.
광주지방변호사회 12·29 참사 법률지원단·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는 7일 입장문에서 “국내 최악의 여객기 사고로 남은 12·29 참사 발생 4개월이 지났지만 각종 의혹과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이들은 “진상 규명을 위해선 수사 기관의 적극 수사가 절실하다. 현재까지 사고 책임자 한명도 입건되지 않고 4개월이 흘렀다. 유족과 함께 13일 사고 책임자들을 고소해 처벌받게 하겠다”고 향후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또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조사위)의 발표와 보고가 왜곡됐거나 조사가 미진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진실을 밝히려는 모습보다는 정보를 감추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혹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구체적인 사고 경위 관련 의혹으로 ▲조류 충돌 직후 복행 시도 이유 ▲복행 직후 기수를 180도 꺾어 긴급 착륙한 이유 ▲관제탑 대응 적정성 ▲엔진 유지·관리 적절성 ▲활주로 둔덕의 설치·관리와 보강공사 규정 준수 여부 등을 제시했다.
이어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서는 국토부(국토교통부)가 조사위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또 모든 조사 과정과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 유족과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 달라”고 촉구했다.
참사 유가족 일동도 호소문에서 “179명의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무안공항 임시 숙소를 지키며 참사 트라우마 속에 하루 하루를 견디며 살고 있다”면서 “조사위는 유족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가족들은 해외 항공기 사고에서 기장과 관제탑 간 교신기록이나 항공기 운항 데이터를 공개한 사례를 열거하며 유족에게 참사 관련 각종 정보를 적극 공유해 달라고 요구했다.
법률지원단과 민변 광주전남지부는 이날 오후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유족들을 상대로 고소장 제출 계획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서는 유족들에게 구체적인 수사 쟁점을 설명한 뒤 고소인 참여 여부를 확인한다. 고소 대상에는 사고 원인에 연루된 사고기 운항·정비·공항 시설 관리 관련 주체들과 참사 규명 각 기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동체만으로 착륙하려다 활주로 밖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을 정면충돌하고 폭발했다.
12시간 여에 걸친 구조 작업에도 불구하고 탑승자 181명(승무원 6명·승객 175명) 중 179명이 모두 숨진 채 수습됐다. 생존자는 사고 직후 기체 후미에서 구조됐던 승무원 2명에 불과했다.
1993년 7월26일 아시아나기 해남 추락 사고(66명 사망·44명 부상)보다 사상자 수를 크게 웃돌아 국내 최악의 항공 참사로 기록됐다.
오권철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