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인 방향에서 정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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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합리적인 방향에서 정치를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에 대한 여론조사를 2022년도에 실시한 적이 있다. 미국의 여론 조사업체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서. 17개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물론 우리나라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도 했다. 이 조사에서 17개국 평균 결과는 가족(28%)이 1위로 꼽혔다. 그다음으로 직업(25%), 물질적 행복(19%), 친구와 커뮤니티(18%), 건강(17%) 등의 순이었다. 가족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단위가 가족 사회다.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면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가족 사회가 튼튼해야 지역사회가 튼튼하고 이런 결과들이 결국 행복한 국가를 만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복지사회가 지향하는 모토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서 4대 국정지표에 복지사회구현을 내세운 대통령은 누구일까. 놀랍게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그는 국정지표 첫 번째에 정의 사회 구현을 넣었다.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광주・전라도민을 비롯한 국민의 피로 잡은 정권이 말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바 태생부터가 결코 정의롭지 않았다. 수많은 국민들을 살상하고 각종 고문으로 민주인사들을 극도로 괴롭혔기 때문에 더더욱. 삼청교육대나 교도소에 보내는 등의 희대의 참상극은 늘 있었던 그 시대의 풍속도였지 않았는가. 그야말로 일부 포악한 고대 로마 황제보다도 더한 냉혈한이었다. 물론 복지수준을 높이지도 않았다. 복지라는 단어 자체도 모르는 무지한 인간이었기에 당연한 귀결이라 생각한다. 이런 뻔뻔스런 인간이 7년 동안이나 통치한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물러난 뒤에도 노태우 정권을 조정하려는 상왕이 되려고 하지 않았던가. 결국은 물거품이 되었지만.
어느 정권이든 간에 권력이 넘어가면 결코 자신의 것이 될 수 없음은 역사의 진리다. 워낙 권력욕을 비롯한 물욕이 많은 작자이기에 그렇게도 철없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런 사항들을 현재의 권력은 물론 미래의 세력들도 반드시 반면교사 삼길 바란다. 영원할 것 같지만 시간은 쉼 없이 흘러가기 마련이다. 현직에 있을 때는 온갖 아부로 점철된 아전들이 듣기 좋은 소리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갓끈 떨어지는 순간 엄청난 허무를 맛봐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이 권력의 비애라는 것도 꼭 인지하길 바란다. 사실 임기의 반환점을 돌아서는 순간부터 누수는 급속도로 시작되겠지만. 앞서 말한 퓨 리서치 센터에서 우리나라 사람 1,006명을 대상으로도 똑같이 실시했다.
그 결과가 매우 놀라웠다. 끔찍할 정도로. 한국인 응답자들 1순위는 물질적 행복(19%)이었다. 전 세계에서 유일했다. 다른 국가에서 상위권에 올라온 직업, 친구, 취미는 순위권 내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삶의 의미를 주는 제1의 가치는 가족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38%가 가족이라 대답했다. 이어 '건강'(25%), '직업'(19%) 순이었다. 17개국 중 14개국에서 가족이 1위에 올랐다. <삶의 의미>라는 말을 놓고 보면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결과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가족을 최우선으로 꼽는 답변이 50%를 넘겼다. 이에 반해 한국인들은 삶의 의미에서 1순위로 <물질적 풍요'를 꼽았다(91%)>. 가족은 6위에 지나지 않았다. 다른 그 어떤 국가도 이와 같은 결과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권력층은 스스로 많은 생각들을 해보길 바란다. 때문에 더더욱 합리적인 방향에서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복지 마인드를 적용해가면서.
임성욱 박사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