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밝혀주는 우리들의 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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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상을 밝혀주는 우리들의 봄으로

4월이다. 무던히도 떨어대던 목련은 물론 매화, 산수유까지 피워주고서 떠나갔다. 춥디추운 겨울날 뜨락에서. 3월이 말이다. 지금 온 산하는 꽃들의 잔치에 파묻혀가고 있다. 그런데 그 화원의 한가운데에 탐욕이 질질 흐르는 인간들이 서 있다. 어울리지 않게. 하지만 그들에게도 향기가 그득히 담아졌으면 좋겠다.
온 세상이 봄꽃 향기로 가득 채워지길 바라기 때문에. 그런데 이 순간에도 크고 작은 사악한 눈길들이 번득거리고 있다. 어떤 먹이든지 보이기만 하면 바로 삼켜버리겠다는 모습을 하고서. 어떤 경우에도 결코 채워지지 않을 배를 들이밀고 오리발을 쭉 내밀 것 같은 군상들이 탈춤을 추고 있다.
이제 머잖아 사막의 모래알까지도 녹여 버릴 뜨거운 불 바람이 몰아칠 태세다. 불어대면 희생이 크지 않을까. 그런데도 인간들의 가없는 탐욕은 울부짖고 있다. 슬픈 현상이다. 그런데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위장된 페르소나들은 모두 아름답다. 봄 하늘을 수놓는 새들의 노랫소리도 이보다는 덜하리라. 참으로 범인들은 선과 악조차 분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그야말로 끝없이 펼쳐지는 사탄들의 세상이다.
큰 사탄은 큰 사탄대로 자신의 검은 손과 발을 하얗게 분칠한 후 백옥보다 더 희다고 부르짖고 있다. 그러면서 '모두 단결하라. 뼈 빠지게 일하라. 적게 먹어라. 다른 소리는 내지 말고 내 마음에 맞는 소리만 내라. 그래야 미래가 있을 것이다'라는 소리까지 하면서. 중간 사탄들과 마름들도 그들 나름대로 망나니 춤을 추느라 바쁘다. 졸개 사탄들 또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튼튼한 사탄 나라 가꿔가느라. 심판관도 미쳤고, 입법관도 제정신이 아니다. 그들을 조언하고 바로 잡아줘야 할 언론관도 역시나다.
포돌이 녀석들도 호르라기 소리만 요란하게 울려댈 뿐이다. 그들이 그물로 월척 잡는 것 별로 못 봤다. 기껏 해 봐야 잡어나 큰 사탄 입맛에 맞는 고기 정도다. 아마도 그물에 이상이 있는 모양이다. 검돌이는 더더욱 지능적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바람 타고 돌아다니기는 마찬가지다. 모두가 미쳤다. 제정신이 아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주어진 끈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도 그 간격은 상당히 좁혀졌다. 그러나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가 보다. 혹시 모른다. 그것이 두려워서 아예 모른 척해버리는지도. 그래서 더더욱 광기를 부리는지도. 봄이다. 4월의 봄이다. 파란 하늘에 아지랑이가 기둥을 박고서 삼라만상에게 생동감을 가없이 가져다주는 그런 봄이다.
봄이 펼쳐지는 파란 치마폭이 너무나도 고와서 먼지마저도 비켜 가는 듯하다. 종달새들도 경의를 표하며 심연에서 정제된 노래를 불러주고 있다. 그런 봄이 우리 곁에서 숨을 쉬고 있다. 이제 우리 인간들도 펼쳐지는 봄의 세례를 받아 사탄의 마음을 천사의 마음으로 정화 시켜가 보면 어떨까. 그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구현해 보면 말이다. 모두가 잘사는 세상을. 역사에 길이 남을 2024년도 봄을 건설해보잔 말이다. 그렇게 아름다움과 행복으로 채색되어져 갈 때 천사의 세상은 아니라 하더라도 진정한 인간의 세상으로 변화되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사탄의 세상이. 이제 우리 모두 노력해서 인간이 숨 쉴 수 있는 봄으로 피워가 보자. 4월의 봄을. 특히 헝클어질 대로 헝클어져 가는 이 세상을 제대로 밝혀주는 우리들의 봄으로.
임성욱 박사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