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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금타) 광주공장 화재로 대피하던 20대 청년 노동자가 추락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부상자 가족은 사측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대책을 강하게 요구했다.
금호타이어 공장 화재로 부상을 입은 A(24)씨의 가족 B씨는 22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피해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이 사고에 대해 회사 측의 책임 있는 사과와 정확한 사고 경위 공개, 재발 방지책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A씨는 군대를 다녀온 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취업해 3년째 일을 하고 있다. 정련반에서 타이어에 들어갈 고무를 반죽하는 공정을 맡았다.
사고 당일에는 교대 근무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작된 화재 연기를 피해 대피하던 중 지붕 쪽에서 추락해 흉추·요추 등 다발성 골절상을 입었다.
A씨는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12번 척추 손상으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회복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사고 6일이 지났지만 사측의 책임 있는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회사 측은 피해자 본인과 가족에게 어떠한 직접적인 사과나 진상 설명도 없이 산재 처리만 진행한 채 아무런 연락도 없이 상황을 넘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노조 관계자와 회사 안전 과장만 와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직원들이 무슨 책임을 지겠느냐”며 “부상자가 한 명이라 사고의 중대성을 축소하는 것이 아닌지 화가 난다”고 했다.
그는 미흡한 화재 예방 시설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B씨는 “함께 일하는 직원은 화재 당시 방화문이 고장 났고 밖으로 대피하는 완강기 시설이 없다고 했다”며 “오래된 건물이라 화재 예방 시설 미흡하지 않았나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는 단지 한 명의 직원이 아닌 누군가의 가족이자, 청춘을 시작하려던 청년이었다”며 “사측의 책임있는 사과와 명확한 사고 경위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민규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