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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축산농가에서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감염된 한우 10마리 중 8마리 가량이 암소여서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20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3일 영암 도포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이날 현재 감염농가는 영암 11곳, 무안 1곳 등 모두 12곳으로 늘었다.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소는 54마리, 살처분된 소는 397마리에 이른다. 시·군 단위 첫 발생농장은 전체 사육두수를, 이후 추가 발생농가는 양성축만 살처분됐다.
확진 판정된 한육우 가운데 41마리가 암소, 13마리는 수소다. 비율로는 암소가 76%, 수소가 24%로 암소가 3배 가량 많다.
전남지역 전체 한우 사육두수 60만 마리 중 암소가 68%, 수소가 32%인 점을 감안하면 암소 감염률이 사육 점유율보다 10% 포인트 가까이 높은 셈이다. 12개 감염 농가 중 암소만 감염된 농장이 8곳에 이르고 암소 16마리가 한꺼번에 감염돼 20여 마리가 살처분 된 농장도 있다.
축산업계 안팎에선 암소 '백신 기피설'이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한 축산 농민은 "백신을 접종하면 암소의 경우 유산확률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있어서 솔직히 주저하는 농가들이 간혹 있다"고 말했다.
"임신 말기에 백신을 잘못 투여했다간 100% 조산 또는 사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수정 후 임신 5개월 이상 지나 말기(280여 일)까지는 '유예축'으로 분류해 출산 후 수시 접종으로 백신을 투여하다 보니 공백기가 있을 수 있고 백신 면역이 떨어진 시점과 겹칠 경우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영암, 무안 구제역의 경우 4월 일제접종 시즌을 코 앞에 두고 연쇄 감염이 발생한 사례다.
영암 지역 백신접종률이 전국 기초 지자체 가운데 하위권에 머문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암소는 임신시기에 따라 접종 유예시간이 있고 농장주들의 우려도 없진 않지만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수소와 마찬가지로 1년에 두 차례씩 정기접종을 빠짐없이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권철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