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침몰한 제22서경호의 사고 원인을 밝힐 수 있는 인양 작업이 비용 문제로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
잠수사 투입도 같은 이유와 기상 상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구조·원인 규명이 하세월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여수해경에 따르면 최근 서경호 선사를 통해 "선박에 가입된 보험금만으로는 서경호를 인양하는 비용을 충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해경은 서경호 인양 비용을 수백억원대로 추산하고 있지만, 선박 보험금은 약 19억원에 불과하다. 서경호는 현재 사고 해역 해저 80m 뻘밭에 직립해있다.
해군 또는 민간 구난 업체를 통한 기술적인 인양은 가능하지만, 유관기관의 입장을 들어야 하는데다 업체 소유 선박인 만큼 인양 우선권이 선사에 있는 상황에 수백억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같은 이유에 악천후가 더해지면서 잠수사 투입도 난망이다.
해경은 해저 60m까지 도달할 수 있는 소속 잠수사를 보유하고 있다. 선체 접근은 어려워도 수중에 부유중인 어망에 걸려있을지도 모르는 실종자 수색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 물살이 거센 탓에 잠수가 어려운 상황, 해저 80m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심해 잠수사 투입 또한 막대한 비용이 드는 관계로 이 논의도 답보 상태다.
이밖에 강제 인양이 가능해도 추후 선사에 구상권을 청구, 비용을 받아낼 수 있는 관련 제도가 없다.
결국 선체 안에 실종 선원이 있을 가능성에도, 정확한 침몰 원인 규명 필요성이 떠오름에도 비용 문제로 인양·잠수사 투입이 어렵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해경 관계자는 "수색·구조는 해경이 전담할 수 있지만 수난구호·인양은 지자체의 도움 없이는 어렵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실종자 가족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해양수산부 장·차관까지 가족들을 찾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애끓는 가족들의 심정을 생각해 당국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1시41분께(추정) 여수시 거문도 동쪽 20해리 해상에서 139t급 저인망 어선인 서경호(승선원 14명·부산 선적)가 침몰했다. 14명 중 한국인 선장·선원 5명이 숨졌고 구명뗏목에서 버틴 외국인 선원 4명은 구조됐다. 5명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현재 실종 선원은 한국인 선원 3명과 인도네시아 1명, 베트남 1명 등 5명이다.
뉴시스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