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지역발전을 위한 청사진이지만 그동안 불발된 공약이 많았던 만큼 후보의 실천 의지가 어느정도 있느냐에 따라 유권자의 표심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 후보 중 광주·전남 지역공약을 가장 활발하게 제시하고 있는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다.
이 후보는 지난달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호남이 국가의 보루”라고 강조하며 호남권 메가시티 실현을 중심으로 한 지역공약을 발표했다.
광주는 인공지능(AI)과 미래 모빌리티, 아시아 콘텐츠 거점도시, 광역철도망 구축 등 대표 공약의 윤곽을 제시했다.
전남은 최대 현안인 국립 의과대학 설립을 포함해 신재생에너지 메카 조성, 여수산단 친환경·고부가 화학산업 전환 등을 공약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지난 11일 화순·강진·해남·영암을 차례로 방문해 경청투어를 한데 이어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와 기념식에 참석하며 광주 군공항 이전이나 광주 AI 집적화,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등 구체화된 공약과 실천 의지를 표명했다.
민주당 광주·전남선대위는 이날 광주 5개 구와 전남 22개 시·군 등 27개 기초자치단체별로 5~7개씩 지역 수요에 맞춘 ‘우리동네 공약’도 발표했다.
공약을 지역 수요에 맞추다보니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보다 자치단체 현안사업 위주로 꾸려졌다. 지역 현안사업이 대선 공약에 반영되면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관건은 실천 의지다.
양부남 민주당 광주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은 “세 번의 민주당 정부에 호남민들이 전폭적인 지원을 했으나 민주당이 한 게 뭐가 있냐는 지적이 많다”며 “이번 공약은 지역민이 원하는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것만을 모은 것으로 후보의 해결 의지가 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대선 레이스에 늦게 뛰어들다보니 지역공약 대부분이 지역 현안사업으로 채워졌고 홍보하는 데도 소극적인 모습이다.
광주는 AI 생태계 표준도시 조성, 복합쇼핑몰 예정지 일대 교통인프라 확보, 광주특화 교육·창업·실증도시 구현, 건강한 도시 수자원 확보,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광주~대구 달빛철도 및 호남고속도로 확장 추진, 서남권 에너지 메가시티 구축을 제시했다.
전남은 국립의과대학 설립, 초광역 교통망 확충, 농생명 산업도시 건설, 신재생에너지 신도시 조성, 우주발사체산업 융복합클러스터 조성, 무안국제공항 안전인프라 구축, K-섬 메카 서남해안 해양 문화·관광벨트 조성 등을 담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같은 새로운 성장동력은 없고 서로 엇비슷해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언론과 시민들에게 공약을 적극 알리고 있는 데 반해 소극적인 모습이 보이고 있어 대조된다.
국민의힘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이라는 페널티를 안고 있어 예전의 서진정책 같은 호남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 모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휴가를 내고 서울에서 광주에 내려와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국민의힘 박은식 광주 동남을 당협위원장은 “지역민들이 국민의힘과 접촉 자체를 피하고 있다. 지금은 후보 단일화가 우선”이라며 녹록지 않은 선거운동을 대변했다.이날 광주를 방문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아직 지역발전 공약이 모두 취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광주공항 국제선 노선 취항, 복합쇼핑몰 상무~광천 지하철 건립, 광주 AI·모빌리티 완전 자율주행특구 지정, 전남 신재생에너지 지역 소비, 법인세 30% 지방세 전환,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등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5·18 헌법전문 수록, 한빛원전 1·2호기 수명연장 백지화 및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무분별한 데이터센터 신규 확대 규제, 광주 군공항 폐쇄, 국립의과대학 신설, 노동·녹색 중심 산업 대전환, 안전한 일터 조성, 이민사회기본법 제정, 농어민 공익수당 제도화 등 광주·전남 공약을 확정했다.
권 후보의 공약은 당 정강정책에 따라 민주적 가치, 친환경, 노동자, 인권 등이 주요 의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조기 대선이 치러지다보니 대선 공약을 마련하는데 물리적인 제약이 있어 참신함보다는 기존 현안들을 반영하는 데 그쳤다”며 “분별력이 떨어지고 나열식에 그치고 있지만 후보들이 얼마나 실천 의지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원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