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사랑이여, 사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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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 사랑이여, 사랑이여!

사랑. 사랑이란 무엇일까. 수많은 문학, 음악 등에도 그 바탕에는 사랑이 깔려 있다. 심지어는 사랑을 위해서 목숨까지 바치기도 한다. 사랑의 대상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어찌 보면 너무나 무모한 행동이라 생각되기도 하지만. 이에는 인간뿐만 아니라 여타의 동물들도 마찬가지다. 수컷들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결투하는 동물들도 숱하게 있기 때문이다.
1897년 37세의 나이에 오스트리아 빈 왕립 오페라단을 이끌던 구스타프 말러(Mahler Gustav. 오스트리아. 1860.7.7.~1911.5.18.). 생전에는 대중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지휘자로서는 뛰어났지만. 하지만 사후 50년이 지나서야 작곡가로서 20세기 급진적 기법에 끼친 지대한 영향으로 인해 재평가를 받게 되었다. 교향곡 8번과 대지의 노래 등등으로.
그런데 이런 말러에게 어느 날 사교모임에서 인생을 통째로 전환시켜 버림은 물론 목숨까지 짧게 했다고도 할 수 있는 여인이 나타났던 것이다. 치렁거리는 새까만 머리, 사내의 마음을 휘감아 버릴 수 있는 고혹적인 자태 등이 말러의 영혼을 용광로처럼 녹여버리는. 그 즉시 말러는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주변을 맴돌았다. 그러면서 '당신을 향한, 당신을 위한 모든 것은 내 안에 있습니다!'라는 편지를 보냈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접근했다. 이 같은 구애로 결국 결혼에 성공은 했었다.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알마 신들러'다. 하지만 사랑의 달콤함은 얼마 가지 못했다. '알마'는 최고의 명가를 높여가면서 사교계를 휘어잡으며 맹렬히 활동하는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말러 외에도 수많은 남자들을 사교계에서 설렵하면서. 불행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사랑도 정점을 향해 가는 여정이 더 아름답지 않을까.
모든 인연이 그런 것 같다. 사람들이 흔히 묻는 말이 있다.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느냐고. 이 세상에 완전한 글은 없다. 원하는 글을 써놓고도 퇴고를 시작하면 결국에는 단 몇 줄밖에 남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고칠수록 빛이 난다는 것이다(writing is rewriting). 한편의 글을 완성하는 일은 고치는 행위의 연속이라 볼 수 있다. 명검 역시 마찬가지다. 내공이 깊은 대장장이의 수 없는 두드림 속에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그 명검이 장수의 손에 쥐어지면 두고두고 수많은 사람들을 살상하는 데 활용될 것이다. 물론 그 명검을 대장장이가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낼 때는 살상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로지 사랑에 사랑의 혼을 가득 넣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명검을 탄생시켰다는 자부심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살상하는데 사용되었을 뿐이다. 명검일수록 힘이 강한 자의 소유물이 되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수많은 살상을 했을 것 아닌가. 승리자라는 면류관을 쓰면서. 이렇게 사랑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간에 본의 아닌 엄청난 일을 저지르기도 하는 것이다.
당대 최고의 문학 서적이라 할 수 있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가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그 당시는 물론 지금도 수많은 독자들이 애독하고 있다. 그런데 이 명작이 수많은 사람들을 죽게 했다는 사실이다. 그 당시 독일 사회를 비롯한 유럽 일대가 난장판이 되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이 심화 되어 갈수록 책은 더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다. 이 책에 대한 사랑이 또 사랑을 낳고 죽음과 의심증까지도 함께 키워 갔던 것이다. 사랑이란 진정 무엇일까.



시인,사회복지학 박사
임성욱 박사
임성욱 박사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