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왜 대만 복속(復屬)을 집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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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국은 왜 대만 복속(復屬)을 집착하는가?

시진핑 주석은 2012년도에 중국 당총서기 겸 당중앙군사위 주석에 취임하여 개혁 개방정책을 펼쳤다. 2017년도 시진핑 제2기 재취임 자리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기초 건설의 완성을 강조했고, 2018년 전국인민대표대회 때는 중국 헌법에 명시된 국가주석직 2 연임 초과 금지 조항을 삭제하여 종신집권의 야욕을 드러냈다. 그 후 2021년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6차 전체 회의를 통해 종신집권의 기틀을 마련하여 2022년 10월 22일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 폐막에서 3 연임을 확정하였으며, 이때 대만의 복속(復屬)의 의지를 다짐했으며, 만약에 대만을 통일하지 못하면 4 연임을 할 수 있는 명분이 없어 보인다.
그러면 왜! 시진핑은 대만 복속을 원하는가? 장제스 전 총통이 1949년에 중화민국을 타이베이로 옮기면서 분리된 역사적 배경과 중국 통일은 대만을 포함, 모든 지역이 하나로 통일되어야 한다는 당위성, 그리고 국가안보 차원에서 대만이 독립을 선언할 경우, 불가피하게 군사력을 동원하여 복속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일본 구라마에 모리미찌 교수가 저술한 《악(惡)의 논리》에서 "방콕 평야를 제압하는 자는 동남아시아를 제압한다"라고 했다. 이 말은 일본이 태평양 전쟁 때 동남아를 강점하기 위해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선점한 후 일제히 태국으로 침략했다. 그런데 태국은 아무런 저항할 수 있는 군사력이 부실했다.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않고, 태국을 석권한 일본은 삽시간에 미얀마,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를 점령하였던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21세기에는 태평양을 장악하려면 어디일까. 바로 대만(臺灣)이다. 영국 역사학자 '니얼 퍼거슨(Niall Ferguson)'은 "대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라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미·중 패권 경쟁에서 대만이 가장 중요한 갈등 지역으로 평가했다.
대만의 지정학적 가치는 어떠한가! 가령 대만이 중국의 속국이 되면 중국은 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열리며, 한국과 일본의 석유 수입에 막대한 차질을 줄 수밖에 없다.
만약 중국이 대만해협을 복속한 상황에서 자국의 실리를 조율하면서, 극동지역 국가에게 선박 수송로를 통제하는 외교 전술을 펼칠 수 있다. 가령 중국이 억하심정으로 해로를 통제한다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건 바로 말라카해협이 주는 지정학적 대응 이점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말라카해협에 관해 간략히 언급하면 현재 7개국과 영유권분쟁 중이며, 이 중에 가장 첨예한 갈등으로 등장한 국가가 중국과 베트남이다. 특히 이 해협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접해 있어 최대 석유·물자 수송로로써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생명선과 같은 곳이다. 따라서 미국과 중국은 대만해협 못지않게 중요성을 인식하여 이곳을 해양 수로 전략적 압박용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
다음은 중국에서 본 대만의 경제적 가치입니다. 중국 출신인 모리스 창(Morris Chang, TSMC 설립자) 회장이 대만에 세운 TSMC(대만 반도체개발업체)가 중국 본토에 공장을 세워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어떻게 하든지 기술을 빼내어 자체 생산하고 싶어 한다. 왜야 모든 무기와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등 반도체가 다 들어가기 때문이다. 반도체 기술은 세계적으로 TSMC와 한국 삼성밖에 없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두 기업체가 미국으로 이동하여 파운드리(Foundry) 사업을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만약에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공격한다면, 미국 모 안보 보좌관이 말했던 것 처럼 TSMC를 폭파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은 중국이 대만을 먹어 봐야 "TSMC를 중국에게 기술을 줄 수 없다"라는 것이다.
미·중 관계에 있어서 경제 협력 기조가 우세할 때,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갈등은 줄어들겠지만, 지금처럼 자국의 실리를 위한 경제무역 경쟁이 심화하면, 대만을 차지하겠다는 경쟁과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이 대만을 포기할 상황이 없지만, 만약에 포기할 의지가 있다면,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은 영원히 종결되고, 중국이 패권을 쥐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또 다른 새로운 국제 질서가 재편될 수밖에 없다.
형세가 고구마 모양으로 생긴 대만은 미국과 중국에 뜨거운 감자이다.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 경제를 바탕으로 한 공화국으로써 실질적으로 독립 국가로 역할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는 중국 일부로 인정하고 있다. 정치 체제가 같은 미국과 체제가 다른 중국이 각자 실리를 확보하기 위해 고심만 깊어 가고 있다.
중국과 대만은 1992년 양국 간 교류를 위한 실무회담에서 '하나의 중국'이 되자는 것에 합의했다. 홍콩이나 마카오와 같이 일국양제의 형태로 자연스럽게 중국에 흡수되기를 바라는 한편, 갈등도 돌출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만에서 전쟁은 없어야 한다.
국제법의 아버지라 불리는 네덜란드의 법학자 '휴고 그로티우스'는 1609년에 "바다는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기에 모두의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항해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 촉구했다. 이런 정신이 국제적으로 실현된다면, 중국이 대만해협을 속국화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반추해 본다.



▲ AOU대학교 전) 교수 이동환
편집국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