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시작된 시계 초침은 쉼 없이 흘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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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번 시작된 시계 초침은 쉼 없이 흘러가

아직도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숨조차 내쉬기 힘들 정도로. 날마다 고공 중인 물가지수는 이런 불바다에 휘발유까지 끼얹고 있다. 이러는 데도 정치권은 도대체 뭣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현 정권이 들어선 지도 어언 2년 3개월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밤낮없이 수사만 하고 있는 듯하다.
대다수 국민들은 이런 현상을 싫어하지 않을까.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Birth, 태어남)와 D(Death, 죽음)사이의 C(Choice)라 했다. 그렇다. 인생사 별것 아니다. 영생하는 생명체는 없다. 지금 활동하고 있는 정치인들. 앞으로 얼마나 살겠는가. 곰곰이 되씹어보길 바란다. 사르트르는 "지옥, 그것은 타인이다."라는 말을 했다. 즉,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지만 동시에 고립된 존재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지극히 모순적이다. 우리는 날마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난다. 하지만 그렇게 만나는 사람들과 얼마나 속 깊은 교감을 갖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르트르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은 1950년 간행한 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에서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고독, 갈등, 소외감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 사회가 급변해갈수록 이런 현상의 심화는 더욱 강해지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현상들이 가족 간에도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오늘날의 세태다.
그래서 인간과 인간 사이의 풋풋한 정은 제대로 느낄 수 없다 하더라도 제도적인 면에서는 합리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제도는 정권 담당자들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하라고 국민들이 쪼그라져 가는 주머니 털어가면서 세금을 내잖은가. 상당수 국민들이 요즘처럼 극심한 무더위에도 에어컨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생각해봤는가. 설령 에어컨을 설치했다 하더라도 전기세 등이 부담되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사실을 아는가.
사르트르는 이런 말도 했다. "단순한 말이나 약속이 아닌 실제 행동을 통해서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선거 때마다 탕후루 같은 말들을 수도 없이 쏟아낸다. 하지만 끝나면 그뿐이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 정치계의 작태라 볼 수 있지 않을까. 윤석열 대통령은 청와대를 놔두고 왜 용산으로 이사했을까. 이에 대해 모 정치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용산에 자리 잡은 것은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과 더 많이 소통하기 위함이 아니었나"라는 말을 했다. 모 언론사 취재 결과 확인된 바에 의하면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 비용이 최소 수백억 원에서 간접 비용까지 고려할 때 최대 1조 원대까지 추정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혈세 낭비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관저를 또 13평 증축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용도가 놀랍게도 드레스룸·사우나였다는 것이다. 이게 대한민국 및 국민들과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 건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만약 이 비용을 올해 같은 무더운 여름에 선풍기조차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영세민촌에 사용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한번 시작된 시계의 초침은 쉼 없이 흘러간다. 역대 대통령들이 그랬듯이 이 정권도 그 초침 소리에 쫓겨 결국 땅바닥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잖은가. 그런데 문제는 한번 꿀맛을 본 쉬파리는 절대로 꿀단지를 떠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결국 죽음이 해결할 수밖에. 진리다.



시인,사회복지학 박사
임성욱 박사
임성욱 박사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