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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과도한 경우다. 처음 만날 때부터 널리 알려진 인물들을 중심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사람, 부동산이나 주식 등에 투자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는 사람, 자식이 잘되었다고 자랑하는 사람 등도 있다. 사실 도입할 필요가 전혀 없음에도. 이를 전시효과 삼아 자기 자신을 높여 보이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듣는 이는 짜증이 날 수도 있다. 현대인들은 누구나 바쁘다. 별다른 일거리가 없는 사람들까지도 그 나름대로 부산하다. 이게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그래서 상대방의 허영심 가득 깃든 대화를 끝까지 들어줄 사람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신뢰성만 떨어질 수도 있고. 이러함에도 상대방에게 허영심의 조각들을 고해성사하듯이 낱낱이 얘기하는 경우들이 상당하다. 액면 그대로 이해해주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인데도. 오히려 허허로운 자신의 심리상태만 상대방에게 보여줄 뿐인데 말이다. 이럴 때마다 상대방을 자신의 곁에서 자꾸만 멀리 떠나가게 할 수도 있다.
결국 언젠가는 자기 자신만 외로운 고도처럼 혼자 남아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미국의 사회학자 리스먼(David Riesman 1909-2002)이 말하는 군중 속의 고독(lonely crowd, public solitude)처럼. 그래서 사실을 기반으로 대화를 간단명료하게 나누는 것이 무난하다는 것이다. 그랬을 때 이익을 취할 수도 있기에 더더욱 그렇다. 때문에 구태여 허영심으로까지 가공해서 대화를 나누진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허영심이 가득 찬 대화를 구태여 나누려고 할까. 내면의 세계에 과도한 열등감과 자부심이 숨어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자신감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자기 자신의 단점을 들킬까 봐 조급해하며 자신을 부정하지 말고. 천천히 취사선택해서 보완해 보라는 뜻이다. 우리는 누구나 내일이 아닌 오늘을 살고 있다. 내일은 아무도 보장해줄 수 없다. 죽음 역시 오늘 이 순간에 오는 거지 내일 오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오늘을 잘 살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오늘의 자기 자신이 무기력해 보인다면 그런 오늘의 자신에게 말해주자. "지금의 당신은 모든 문제와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어른이 되었다. 정말 강한 사람은 상처를 단 한 번도 받지 않고 지금 이 순간까지 살아온 경우가 아니다. 비록 상처는 있지만 그것을 직시해서 이겨내 보다 나은 자기 자신이 된 사람이라 할 수 있다."라고. 사실 허영심이 강한 사람은 인생을 너무나 피곤하게 사는 거나 마찬가지다. 허영심의 이면에는 열등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열등감은 자기 자신의 결점을 숨기려 한다. 반면에 자부심은 자신을 강하게 드러내려고 하고. 이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나면서 허영심은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급물살을 탄다. 때문에 허영심을 버리고 자신감을 확립해 삶을 영위해 가보면 어떨까.
▲시인, 사회복지학박사
임성욱 박사
임성욱박사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