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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지난 5월 26일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성일종 사무총장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한 게 죄냐"는 극단적인 망언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과연 성 총장 자녀가 이런 상황을 당했다고 해도 이런 말을 토해낼 수 있었을까. 이런 저간의 행태만 봐도 윤석열 정부와 집권 여당의 현 시국에 대한 인식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채상병은 사망 당시 20세였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3월 16일 군 휴학계를 제출한 후 2023년 3월 27일 해병대에 입대했다. 7주간의 기본군사 훈련 후 5월 해병대 제1사단 포병여단에 통신병으로 실무 배치를 받았다.
그러다가 2023년 7월 20일 수해 복구에 투입되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것이다. 채 상병은 특히 증조할아버지의 장증손다. 모친은 무려 10번의 시험관 시술 끝에 37세의 나이에 얻게 된 귀한 늦둥이 외아들이다. 이런 그가 허망하게 유명을 달리해 버린 것이다.
이 사망사고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당시 현장 지휘관들이 "수중 수색 어렵다."는 다급한 경고를 보냈지만 "그냥 수색해"라는 황당한 지시만 내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죽음으로 몰아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기에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들이 특검을 요구하는 것 아닌가.
고 채상병 학교생활에 대한 출신대학 교수들이나 학생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그런데 아까운 젊은 생명이 허망하게 사라져 버린 것이다.
당사자 가족은 물론 국민들의 가슴에 슬픔만 남기고. 이처럼 막하 대한민국 사회에서 청소년으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채상병 같은 상황뿐만 아니라 입시와 취업 등 진로에 대한 불안 또한 산적해 있다. 가족과 친구 등 각종 관계에 대한 불안으로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상당하다. 그래서 때때로 깜깜한 어둠의 미로 속을 홀로 걸어가는 듯한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한다.
여기에다 이런 고난의 길을 자기 자신의 잘못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상당하다. 이로 인해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경우까지도 발생한다. 한창 물오르는 젊은 날들을 박쥐 동굴 속에 파묻어 버리는 듯한 초라한 초상.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이러함에도 정부 당국을 비롯한 정치집단들의 대처상황은 별로다. 아니 안일하기까지 하다.
대한민국은 마치 극소수의 특수층들만을 위한 사회 같다. 때문에 제발 이제부터라도 청소년들을 비롯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치려고만 하지 말라.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면 된다.
즉 가르침의 대상에서 사랑의 대상으로 전환하란 말이다. 교육은 마음의 일이다.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다가서야 청소년들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다가설 수 있다. 그랬을 때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꽃이 필 것 아닌가. 그날을 위해 정부여당은 물론 야당 등 모든 부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주길 바란다.
▲시인, 사회복지학박사
임성욱 박사
임성욱 박사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