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을 각오한 용기만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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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희생을 각오한 용기만이 성공한다

이순신 장군이 선조에게 올린 보고서 장계(狀啓)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은 10명 중 8~9명이 겁쟁이고, 1~2명이 진정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라고 했다. 정치가든, 군지휘관이든, CEO이든 용기를 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그 섣부른 용기로 자신에게 화(禍)는 물론 조직 전체가 막대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국 윈스턴 처칠은 나치 독일 히틀러와 치열하게 맞서 싸웠다. 이때 영국의 전투력이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통솔력과 강한 사명감으로 굴복하지 않는 용기를 발휘해 전세를 뒤집어 연합군의 승리로 이끌었다.
인천상륙작전(1950)에서 맥아더 장군의 용기의 단면을 읽을 수 있다. '크로마이트 작전(Operation Chromite)'이라고 붙여진 인천상륙작전 개시 전에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인천상륙작전을 완강히 반대할 뿐만 아니라, 그의 휘하 참모들도 모두 반대하였다. 그러나 맥아더 장군은 인천의 지형적 장애 요소와 이에 무방비한 북한군의 상태를 인식하고 기습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용기 있는 작전을 개시하여 결국 공세의 전환점을 마련하는 데 성공하였다.
용기라는 단어는 주로 군 장병에게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정치계에서도 용기를 갖는 자가 판세를 바꾸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정치 지도자가 용기를 발휘할 때 영도(領導)의 기회가 온다.
고인이 된 김종필 전 총리는 1인자인 박정희 대통령에게 3번 양보했다. 첫째는 박정희 장군은 5.16혁명 후 민간에게 권력을 이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박정희 장군은 전역하고 대통령 출마했다. 이때 김종필은 실망했다. 두 번째는 박정희 대통령은 1967년 4년 중임제 대통령제 개정되면서 물러갈 줄 알았다. 이때도 마지막이라면서 또 출마했다. 세 번째, 박 대통령은 1969년 제8차'유신헌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김종필 씨는 이때도 자기를 후계자로 물려줄 줄 알았다. 그러나 오히려 박 대통령은 김종필을 제일 먼저 설득하였다. 거절할 수 없었다. 결국 김종필 씨는 3번 눈물 머금고 참고 참아야 했다. 그에게는 "박정희의 2선 후퇴"라는 용기 있는 저항을 하지 못했다. 그 후 김종필 씨에게 영원한 2 인자로 영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정치 인생을 보내야만 했다.
지천명의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면 삶에 있어서 용기의 중요성에 대해서 알고 있다. 누구든지 성공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졌지만, 용단(勇斷)을 내린다는 것이 쉽지 않다. 세상살이 업(業)이란 비바람에 흔들릴 때 용기도 흔들리기 때문이다.
이번 22대 총선에서 국힘당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용기 부족함을 알 수 있었다. 그는 IQ 170이 넘는 천재적인 머리를 가지고 있다. 국민의 전체 분위기와 여야의 분위기 중심이 무엇인지를 이미 간파(看破)했을 것이다. 그는 선거유세에서 모든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저항 발언, 소신 발언이 없었다. 왜냐하면 국민의 눈치보다는 윗분의 눈치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로 용기의 결핍이었다. 그것이 곧 총선의 결과물이었다. 윤 대통령의 '대파 875원'도 아니요, 황상무 수석의 '언론 회칼 겁박'도 아니다. 대통령의 특검 거부이다. 여기에서 국민의 마음은 이미 돌아섰다.
이런 상황에서 한동훈 위원장은 '특검 관철' 카드를 내밀었어야 했다. "네가 희생을 각오하더라도 우리 국힘당이 다수당이 되면 '김건희 특검'과 '채상병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습니다!"라고 용감하게 외치며, 유권자의 마음에 파고 들어갔더라면, 상황 국면은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아쉽게 이를 실현하지 못했다. 자기에게 영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친 셈이다. 영원히 더 이상 염원하는 정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
정치가는 자기희생 없는 용기는 절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인도의 영웅 간디는 "말할 수 있는 용기, 행동할 수 있는 용기,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 모든 것을 버리고 홀로 남을 수 있는 용기를 진정한 용기라다"라고 하였다. 나폴레옹은 "한순간이 인생을 바꾼다"라고 했다. 누구든 직면한 상황을 바꾸려면 시도를 먼저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도는 냉철한 판단력과 희생을 각오한 용기이다. 이때의 용기는 시운(時運)이 따라주면 비단 위에 꽃을 더하는 격이 된다.





▲AU사이버대학 전)교수
이동환교수
이동환 교수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