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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총선 20일을 앞두고 있다. 일꾼 뽑겠다는 유권자 정서가 어느 때보다 예사롭지 않다.
즉 이념의 양극화보다는 상대 진영 사람을 무조건 싫어하고 관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속된 정치적인 언어에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란 국민이 특정인에게 권력을 부여하고 그 행태와 업적에 따라 심판하는 것이다. 남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뽑아준 국가 조직 구성원을 심판하는 판사와 같다. 그 심판이 정의롭고 올바르게 할 때 우리 민주주의는 꽃을 피우게 된다.
최근 언론을 보면 현 정부의 공과를 따지고, 현명한 정책 대결, 공약 실현 가능성, 후보자의 추진 능력을 선별해야 하는 것이 급선무인데, 그렇지 못하고 그저 공천과정에서 드러나는 비리와 품격, 천박한 언어로 상대방 중상 모략하는 행태가 만연하고 있어 안타깝다.
지금까지 여야의 대표라고 하는 한동훈 위원장과 이재명 대표, 국민을 대표해서 정치하겠다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공천에 "자기 당권을 위해서 찍어내고, 개인을 위한 숙청이다", "이 대표 공천 시 혼자서 쳐내고 박아 넣고!"등 이재명 대표를 조롱하며 비판했다.
또 이재명 대표는 한동훈과 국힘당의 공천을 향해 "용산의 눈높이에 맞춘 용산 공천, 특권 공천의 민낯"이라고 했다. 같은 당 우 모 의원은 "지랄하네!"라며 욕설까지 하며 비판했다. 국민을 대표한 정치인의 언어 수준이 천박하기 그지없다. 품격미달을 지닌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하는 요즘 세태를 보노라면 천불이 날 지경이다.
이번 22대 출마한 후보자에게 몇 가지 당부한다.
첫째, 갈라치기와 조롱 정치 조심하라. 상대방을 조롱하고 갈라치기하면 양극화로 분열되어 선거 승리한 진영에서 국민통합은 쉽지 않다.
특히 선거 운동 과정에서 상대편에게 깊은 상처를 주거나 받으면 원상회복은 어렵다. 그동안 여야의 지도층의 언행에서 많이 보아왔다. 한 위원장이 경우 "자기가 하면 시스템 공천이고, 남이 하면 불공정 공천이다"라는 표현은 조롱 화법으로 상대방을 깎아내린 표현이다.
이재명 대표는 국힘당에 "한반도에 자위대 군홧발"이라며 막말 화법으로 응수했다. 정예찬 후보자는 과거 '난교(亂交)'라는 표현과 정봉주의 과거 "DMZ 지뢰 밟고 목발 경품"의 막말로 공천에서 박탈당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정치인이 이렇게 소양이 부족하고 거친 막말로 국정을 논할 수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
둘째, 언행에는 무게가 있고 신뢰가 있어야 한다. 이 말은 리더자에게 생명과 같은 신조가 되어야 한다.
대통령이든, 조직과 단체의 리더자는 언어표현에서 천금의 무게가 있어야 한다. 말은 적을수록 무게가 있고 말이 많을수록 가볍다. 특히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사람들의 말에 인플레가 심하면 양치기 소년이 되어 유권자의 신뢰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
어느 언론지에 〈한동훈, "김포, 목련 피면 서울 될 것"… 野 "못 지킬 공약 또 꺼내"〉 기사가 있었다. 서울 편입론은 2023년도에 사실상 폐기되었다. 그런데 총선용으로 급조해서 "서울 편입론"을 또 끄집어 내놓았다.
그렇다면 국민은 이 급조안을 신뢰할까. 답은 불가능하다. 특히 이재명 대표보다는 한동훈 위원장이 더 무게감 있게 언행을 권고하고 싶다. 여러 언론에서 한 위원장의 가벼운 언행과 결여된 에티켓 정치가라는 소리가 들린다. 총선이 끝나면 한 대표의 역할도 끝나는데, 자기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자기가 해줄 것처럼 하는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격조 있는 발언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언어가 인품과 사상을 나타내는 도구인데, 저질적이거나 천박하면 국격과 국민의 위상이 실추될 수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멕시코인을 성범죄자로 비하한 발언"으로 양국 관계가 냉랭하였고, 얼마 전 성일종 조선 침략 강점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인재라고 칭송하는 발언으로 국민에게 인상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학벌과 직위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 또한 언어 품위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화법은 다양하므로 과거의 행적에서 찾아 판단해야 한다.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는 다변화 시대로 가고 있다.
기후와 환경파괴, 인권과 민주주의, 민생경제와 공공정책에 함께 추진하려면 조롱하고 천박한 품격을 가진 국회의원보다는 무게감 있고, 격조 넘친 훌륭한 일꾼을 찾아 투표해야 한다.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 이 땅에 평화와 데모크라티아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AU사이버대학 전)교수
이동환교수
이동환교수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