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대학교 입학을 앞둔 A(18·여)양은 아르바이트(알바) 자리를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구직 문의를 넣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사회 경험이 없는 A양은 '인기 알바'로 꼽히는 커피전문점에 단기 알바 구직을 위해 문의했으나 경력이 없는 탓에 사실상 퇴짜를 맞았다.
일을 해본 경험이 없어도 알바를 하기 위해 편의점이나 음식점 서빙 알바 자리도 알아봤지만 공고 자체도 적었고 이마저도 경력직이나 오랫동안 일할 '장기 알바'를 원했다.
A양은 "대학에 가기 전에 잠깐이라도 경력도 쌓고 용돈도 벌어보려 했지만 마땅한 일자리나 뽑아주는 곳이 없다"고 토로했다.
극심한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대학 입학을 앞둔 고교생과 대학생들의 알바 구직난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유명 아르바이트 구인·구직사이트에 따르면 광주지역 편의점 구인 공고는 161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중복 공고를 제외하면 사실상 30여곳 남짓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경력 우대'를 내건 곳을 제외하면 사회초년생이 선택할 수 있는 구인 공고는 10여곳 수준에 머물렀다.
외식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광주지역 일반음식점 홀, 서빙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는 중복 공고를 제외하고 30건에도 못미쳤다. 동종 업계 경력자 구인 공고를 빼면 10건이 채 안 된다.
알바 구인 공고를 낸 광주의 한 편의점 업주는 "알바 공고를 올렸더니 100명도 넘는 사람들이 지원 문의를 해온다"며 "불경기에 사람 한 명 뽑는 것도 부담이다. 오랫동안 일을 잘할 사람을 찾다보니 경력이 없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음식점 등 지역 소상공인들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키오스크(무인단발기)와 서빙로봇 등을 도입하면서 사회초년생들이 쉽게 도전할 수 있는 단기 일자리가 자체가 줄어든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극심한 경기 침체가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광주지역 대학가나 번화가 일대 상가에 '알바 모집'이라는 문구 자체가 사라진 것은 물론 '임대' 현수막을 내건 빈 상가가 늘어날 정도로 경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본부의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 현황'을 보면 광주지역 폐업공제금 지급 건수는 ▲2022년 2455건 ▲2023년 3009건 ▲2024년 3124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급액은 233억8198만원→276억9706만원→394억7652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불과 2년 만에 68.8%(160억9454만원) 급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소상공인들이 매월 일정 금액을 납부해 가입하는 공제 제도로, 자영업자들의 퇴직금이라고 불린다. 그만큼 위기를 벗어나지 못해 결국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광주 동구 충장로 한 음식점 사장은 "불경기로 힘든 가운데 연말연시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단체 손님이 확 줄었다. 매출도 바닥"이라면서 "알바 자체를 뽑을 처지도 아니다. 일이 손에 익지 않은 단기 신입 직원을 채용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영길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