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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원이 뭔가?"
주요종은 한평생 아들을 뒷바라지한 어머님을 위해 공덕을 돌리며 말하기를 "열녀문(烈女門)을 지어드리고 싶습니다!"라고 황제에게 말했다. 황제는 이를 허락하면서 부마가 되는 최고의 영예를 얻었다. 주요종은 공주와 혼인을 마치고 벅찬 가슴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하였다. 그리고 그는 어머니께 그간의 영예로운 과정을 소개하면서 황제께서 어머니의 정절비(旌節碑)의 사연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모친께서 낭패(狼狽)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아들 주요종은 어머니에게 왜 그러시냐고 물었다. 어머니는 난감한 얼굴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제 너도 장원급제했으니 내 임무가 끝났고, 나는 너의 훈장인 장문거(張文擧) 선생에게 개가(改嫁)하여 마지막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고 싶다. 그러니 그런 정절비 세우는 것을 거절하고 싶다.
아들은 어머니가 개가하시면 어머니 열녀문을 세울 수 있는 자격이 상실될 뿐만 아니라, 황제를 속인 것이 되어 결국 죽을 수밖에 없으니 어머니께서 허락해주길 애원했다.
스승 장문거(張文擧)는 아들이 과거급제하면 이미 재혼하기로 사전 약속되어 있었다. 어머니는 "자식의 소원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연인 사이인 장문거 선생을 선택할 것이냐?"라는 진퇴양난의 갈림길에서 번민하였다. 잠시 후 어머니는 아들 앞에서 "입고 있던 비단 치마를 풀며" 말하였다.
"아들아! 좋다! 내가 입고 있는 이 치마를 내일 아침에 세탁하여 널도록 해라. 하루 말려서 빨래가 다 마르게 되면 나는 개가하지 않겠다. 하지만 치마가 마르지 않으면 '개가하라는 하늘의 뜻'으로 여기겠으니 더 이상 내 뜻을 막지 마라!" 아들은 알았다며 좋아했다.
그런데 그날 밤 맑은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모여들더니 다음 날 아침부터 종일 비가 내렸다. 물론 치마는 해가 저물도록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어머니가 말했다.
"아들아! 하늘이 비를 내리니 어미는 시집가야겠다. 어떻게 하늘의 뜻을 거스르겠나!"
주요종은 어머니 말씀을 존중하고 장인인 황제에게 가서 모친과 일어난 이야기를 상세히 아뢰었다. 황제는 "예견하지 못하고 한 일이라 죄 줄 수 없다며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니 모친의 뜻대로 하라"라고 명하였다.
얼마 전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입법 독재를 통해 국가의 사법 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라며 12월 3일 계엄을 선포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수도권에서 가까운 대다수 공수부대가 자대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목적도 알려주지 않아 장병들은 훈련상황으로 대수롭지 않게 인식하였다. 그중에서 1공수, 3공수는 진눈깨비 날리는 날씨로 항공기가 48분 늦게 이륙하게 되어 여의도 국회의원을 장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3공수는 국회의사당으로 이동 중에 '계엄이 해제되었다'라는 전문을 받고 자대로 복귀하였다. 결국 "날씨가 민주주의를 지켜줬고, 날씨가 나라의 큰 혼란을 막아줬다고 한 고위 관계자는 말했다.
삼국지에 나오는 적벽대전에서 제갈공명은 주유의 요구로 '남동풍을 불게 해달라'며 천지신명에게 제사를 지냈다. 이로 말미암아 남동풍이 불어 화공계(火攻計) 전법으로 위나라 대군을 궤멸시켰고, 칭기즈칸이 동유럽을 정벌할 때 햇볕에 갑옷과 투구를 말리고 있을 때 돌진하여 승리하였는가 하면, 일본군이 진주만 기습할 때 북항로에 짙은 안개가 끼어 일본 함대를 감출 수 있었던 사건, 또 소나기 때문에 인도가 영국령이 되었던 역사적 사례를 보면 기상현상이 전투뿐만 아니라 경제, 경기, 지구온난화 등 다양한 인간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천요하우, 낭요가인'의 고사처럼 주요종의 모친 선택영역이 도(豚) 아니면 모(馬)였다. 도저히 어떤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에 하늘에 맡긴 것도 하나의 방편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정 운영과정에서 계엄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휘둘렀지만, 결국 하늘이 도와주지 않았다. 자신의 관운이 다했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윤 대통령은 법에 의한 다툼보다 더 좋은 방법은 국민의 이익에 부합되는 길이 뭔가를 먼저 판단하고 행동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계엄령 발표와 취소로 인한 작금의 국가 신뢰도 하락으로 국제 투자 감소, 경제 불안정, 외교관계 약화 등 다각적 문제가 초래하고 있지만, 우리 국민은 이미 이런 유사한 경험을 했기에 위정자들의 발 빠른 정치력을 발휘하고 경제 활성화로 회복되면 국제사회에서도 신뢰가 회복되어 민주주의 모델 국가로 부상하리라 생각된다.
▲ AOU대학교 전)교수 이동환
이동환 교수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