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통합 이전’ 광주·전남·무안 첫 비공개 회동… 빈손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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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통합 이전’ 광주·전남·무안 첫 비공개 회동… 빈손 종료

광주시·전남도 “3자회담 정례화·공동 소음·여론조사” 제안 무안군 “무안공항만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군공항 반대” 시민단체 “지역 최대 화두 놓고 비공개 만남은 부적절”


광주 민간·군공항 이전을 놓고 광주시장, 전남도지사, 무안군수가 '007작전'하듯 '비밀회동'을 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정례적인 만남도 기약없이 헤어졌다.
군공항 이전이 광주·전남 최대 현안이자 화두임에도 단체장 3명이 단 한 발짝도 진전하지 못해 향후 꼬인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을지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30일 광주시·전남도에 따르면 강기정 시장, 김영록 도지사, 김산 무안군수는 지난 29일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3시간동안 전남 영암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민간·군공항 무안 통합이전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3자회동에는 시·도 기획조정실장과 무안군 부군수가 동석했지만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마무리 됐다.
강 시장은 "통합공항 무안이전 골든타임은 올해"라며 "무안통합공항이 서남권 발전의 토대이며 공항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1조원 규모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무안 통합공항 이전을 위해서는 빠른 논의가 필요하다"며 "3자회담 정례화, 공동 소음 측정·여론조사, 무안공항도시비전 토론회, 통합공항 이전 위한 실무단 구성"을 제안했다.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RE100 국가산단' 조성과 호텔, 카지노, 컨벤션센터를 포함한 미래형 신도시 개발이 필요하다"며 "광주시는 무안군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이전지역 지원사업의 구체적인 리스트를 포함한 통합 패키지 마련과 조례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무안군은 통합공항 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3자회동 정례화도 거부했다. 다만 추후 만남에는 참여하겠다고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개 시·도·군 단체장이 민선8기 이후 처음 만났지만 성과없이 종료돼 광주 민간·군공항 통합이전 꼬인 실타래가 풀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강 시장은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년부터는 선거 정국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올해를 통합 공항 이전 골든타임이라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무안군이 공동 소음 측정 등 기본적인 제안도 거부해 추후 두 번째 만남을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광주시 배일권 기조실장은 "무안군은 어떠한 경우에도 군 공항을 받을 수 없고 경제발전에도 도움이 안된다는 입장 만을 밝혔다"며 "빠른 시기에 추후 만남을 할 수 있도록 실무협의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전남도 장헌범 기조실장은 "무안공항이 활성화돼야 서남권이 발전할 수 있는 만큼 무안지역민들이 찬성과 반대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나눌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개 단체장의 모임 방식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지역 최대 현안사업을 두고 광역단체장 2명과 기초단체장 1명이 외부에 모임 일정을 일체 비공개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것이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무안군에서 외부 공개하는 것을 반대했다는 입장이지만, 모임 성격상 단체장들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향후 회동 일정이 불투명한 데다 강 시장 주장대로 올해가 지나면 지방선거 정국이 돌아와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민간·군공항 이전사업은 또 다시 장기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강 시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3자가 한 번 만나 문제가 술술 풀릴 거라고 생가하지는 않았지만 결과가 없어서 허탈하다"며 "지금이라도 통 큰 합의만 하면 호남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을 수 있는 만큼 도민과 시민을 믿고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광주경실련 관계자는 "3개 단체장이 비공개 회동을 했다는 것은 사전에 실무적으로 논의을 했고 어느 정도 선에서 합의가 있었을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성과가 하나도 없어 실망스럽다"며 "3개 단체장 모두 2026년 지방선거를 바라보고 있어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대구경북신공항, 새만금 등 공항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만큼 광주시와 전남도, 무안군은 지역을 발전시키겠다는 마음 하나 만으로 대화에 나서 올해 안에 공항 통합이전 문제가 풀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병남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