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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파리서 金 13개…12년 만의 올림픽 최고 성적
대한민국 선수단은 21개 종목 선수 144명의 '소수 정예'로 올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종합 순위 8위에 올랐다.
금메달 5개를 목표로 한 대한체육회의 전망을 깨고 역대 올림픽 최다인 금메달 13개와 함께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수확했다.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서 달성한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이다.
'효자 종목' 양궁에서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전까지 금메달 5개를 싹쓸이했다. 김우진(청주시청)과 임시현(한국체대)은 나란히 3관왕에 오르며 대한민국 선수단 남녀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사격에서도 역대 최다 성과인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16세의 반효진(대구체고)은 한국 선수단 통산 100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펜싱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오상욱이 남자 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2관왕에 올랐다.
또 태권도에서 박태준(경희대), 김유진(울산시체육회) 두 명이 금메달을 땄고,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안세영(삼성생명)이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②이기흥과 정몽규… 연임 도전 '시끄러운 협회장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 회장은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의 체육회 비위 여부 점검 결과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 후원품 사적 사용, 체육회 예산 낭비 등 각종 의혹에 직면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승부조작 축구인 사면 파동부터 올여름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의혹 등 수많은 논란 끝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받고 있다.
두 단체 노조가 직접 나서 각 회장의 퇴임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나, 이 회장과 정 회장은 각각 3연임과 4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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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명가 부활' KIA, 7년 만의 통합 우승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2017년 이후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명가의 부활을 알렸다.
2024시즌을 앞두고 이범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KIA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 자리를 꿰찼고, 9월 들어 독주 체제를 굳히며 무난하게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IA는 한국시리즈(KS)에서도 최강팀의 위용을 떨쳤다.
PS 사상 초유의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1차전에서 5-1 역전승을 거둔 뒤 선발 양현종의 쾌투를 내세워 2차전도 이겼다. 비록 3차전에서 접전 끝에 2-4로 패했으나 4차전 9-2 완승으로 다시 흐름을 잡았고, 5차전 승리로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도 '불패 신화'를 이어간 KIA는 통산 12번째 KS 우승을 달성했다. KS 최우수선수(MVP) 영광은 KIA 김선빈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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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울산 K리그1 3연패 달성…안양 창단 첫 승격
프로축구 울산 HD가 우여곡절 끝에 K리그1 '3연패'를 달성했다. 홍명보 감독이 7월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옮기며 주춤한 울산은 김판곤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빠르게 팀을 우승 궤도로 돌려놨다.
K리그1 최다 9회 우승에 빛나는 전북 현대는 서울 이랜드와 승강플레이오프(PO)를 치른 끝에 겨우 잔류에 성공했다.
대구FC도 충남아산과 승강 PO 끝에 생존했으나,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는 창단 첫 K리그2(2부)로 강등됐다.
컵대회 강자로 불리는 포항 스틸러스는 박태하 감독 체제에서 코리아컵 '2연패'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동해안 더비'로 열린 결승에서 울산을 꺾어 의미가 더 컸다.
2013시즌 승강제 출범 당시 2부 원년 멤버로 프로 무대에 뛰어든 FC안양은 창단 11년 만에 첫 1부리그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안양의 1부 승격으로 '연고지' 악연이 있는 FC서울과의 더비도 다음 시즌 주목받는다.
⑤프로스포츠 야구·축구 관중 흥행몰이
야구장에도, 축구장에도 구름 관중이 몰린 한 해였다.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720경기에 1088만7705명의 관중이 들었다.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처음이자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1000만 관중 기록이다.
올림픽이라는 스포츠 빅이벤트와 역대급 폭염이라는 악재에도 팬들의 발길을 붙잡는 데 성공한 10개 구단 모두 2023시즌보다 관중이 늘었다.
최다 관중을 기록한 LG 트윈스(139만7499명)를 포함해 6개 구단은 홈 100만 관중을 동원했다.
메이저리거 류현진이 복귀한 한화는 홈 71경기 중 절반이 넘는 47경기에 만원 관중이 들어 역대 단일 시즌 최다 매진 신기록을 썼다.
지난 시즌 유료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8년 이후 처음으로 300만 관중을 돌파한 프로축구 K리그는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규시즌 432경기(K리그1 198경기·K리그2 234경기)를 치르는 동안 346만3384명의 관중이 입장해 인기몰이를 했다.
⑥세계 최초 ABS 도입… 장단점 보였다
올해 KBO리그의 가장 큰 변화 중에 하나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이었다. ABS는 구장에 설치된 카메라로 투수의 공 궤적 등을 추적해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는 시스템이다.
KBO리그는 전 세계 프로리그에서 최초로 ABS를 도입해 시행했다. 스트라이크존의 상하 기준은 각각 선수 신장의 56.35%, 27.64%로, 좌우 기준은 홈플레이트 크기(43.18㎝)에 좌우 각 2㎝ 확대 적용한 총 47.18㎝로 설정했다.
ABS 도입 첫 해 공정성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심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논란이 줄어들고, 부정적인 시각이 사라진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볼 판정에 대해 항의하는 장면도 크게 줄었다.
반면 보완점도 나왔다.
구장별로 카메라의 위치가 달라 스트라이크존이 조금씩 차이를 보여 논란을 낳았다. 타자가 쉽게 손대기 힘든 높은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⑦클린스만 경질과 홍명보 선임 공정성 논란
올해 한국 축구는 '사령탑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독일 출신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초호화 멤버를 이끌고 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했다.
경기력 비판 속에 준결승까지 올랐으나, 한 수 아래로 평가받은 요르단에 0-2로 충격패해 탈락했다.
대회가 끝나고 준결승 전날 손흥민과 후배 이강인이 물리적으로 충돌했다는 사실까지 전해지면서 비판 여론은 더 커졌고, 대한축구협회는 결국 2월16일 클린스만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했다.
협회를 둘러싼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클린스만이 물러나고 새 감독을 찾는 데만 수개월이 소요됐고, 이 과정에서 7월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 선임에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고, 국회와 정부까지 나서 감독 선임 문제를 다뤘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최종 감사 끝에 정몽규 회장 하야와 홍명보 감독의 해임 및 교체 등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협회가 알아서 할 부분'이라고 한발 물러서면서 흐지부지 일단락됐다.
⑧고교생 양민혁 돌풍… 손흥민과 토트넘 한솥밥
차세대 축구 국가대표 양민혁이 손흥민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 산하 유소년팀인 강릉제일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양민혁은 올해 준프로계약으로 프로에 입성했다.
양민혁은 매 경기 저돌적인 돌파와 날카로운 결정력을 뽐냈고, 리그 12골 6도움으로 강원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그 결과 양민혁은 올여름 손흥민이 주장으로 활약 중인 토트넘에 깜짝 입단하며 유럽 빅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양민혁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와 같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토트넘에 가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했다.
"새 팀과 문화와 잘 적응하고, 최대한 빨리 경기에 출전하는 게 목표"라고 정한 양민혁이 영국에서 새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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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안세영, 금메달 따고 작심 발언…배드민턴협회 파행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지난 8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각종 부조리를 폭로하며 충격을 안겼다.
경기 후 안세영은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협회에 크게 실망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협회에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며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 보니 많이 안 좋았다"고 밝혔다.
안세영의 인터뷰를 계기로 조사단을 꾸린 문화체육관광부는 운영 실태, 국가대표 관리 등을 조사했고, 협회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났다. 김택규 회장의 후원 물품 횡령·배임 의혹과 협회의 불합리한 제도 등 만행이 공개됐다.
안세영은 최근 세계배드민턴연맹(BWF)과 인터뷰에서 "그냥 (배드민턴을) 즐기고 싶다. 재미있게 한 경기 한 경기 좋은 플레이하면서 즐기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⑩오타니, MLB 사상 첫 50홈런-50도루 달성
일본인 메이저리거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새 역사를 선사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던 오타니는 지난해 받은 팔꿈치 수술 여파로 올해 타자로만 뛰었다. 타석에만 집중한 오타니는 잘 치고, 잘 달리는 '최강 타자'의 신기원을 열어젖혔다.
그는 올 시즌 159경기를 뛰며 54개의 아치를 그리고, 59차례 베이스를 훔쳤다.
50홈런-50도루는 100년이 넘는 MLB 역사에서 그 누구도 달성한 적 없는 최초의 기록이다.
그동안 아시아 출신 타자 중에서는 30-30을 일군 선수도 없었다. MLB 역대 6번째이자, 최소 경기(126) 40-40을 완성한 그는 멈추지 않고 50-50이라는 대기록까지 만들어냈다.
오타니가 50-50을 완성한 시즌 50호 홈런공은 경매에서 439만2000달러(64억3076만원)에 낙찰돼 역대 야구공 경매에서 가장 비싸게 팔렸다.
뉴시스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