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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의회, 일할 맛 나는 의회가 의원 개개인의 열정적인 의정 활동과 더불어 순항 중에 있습니다."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의 올해 마지막 본회의 폐회사 중 일부다. 도의회는 올한해 안정 기조 속에 '일하는 의회'로서의 혁신과 내실을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서 동부권과 서부권 간 갈등과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의 민원성 질의 등 구태는 옥에 티라는 지적이다.
26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제12대 의회는 올해 2차례 정례회와 8차례 임시회를 통해 조례안 284건, 예산·결산안 8건, 규칙안 2건, 동의안 55건, 승인안 2건을 처리했다.
12·3 반헌법적 계엄 사태 등에 대한 현안 성명도 이어졌고, 국가적 지역적 현안에 대해서도 즉각 대응했다.
반성없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시 체포 및 탄핵 촉구, 전남 석유화학산업 위기 대응 특위 구성, 무안국제공항 활성화 특위 구성, 특별자치도 추진지원 특위 구성, 공동 단일 의과대학 설립 수용 촉구 등 시의적절한 결의안과 건의안도 각각 11건과 93건 의결됐다.
도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을 비롯 현장 방문, 정책토론회 등은 의정활동에 깊이를 더했고, 목포대 '천원의 아침' 현장방문을 통해 보고 느낀 점을 반영한 '전남도 아침식사 지원조례'와 지방의회 최초로 제정한 'ESG 실천 조례' 등 눈길을 끄는 조례들이 이 과정에서 도출됐다.
상임위, 특별위, 도정질의, 행정사무감사, 본회의 등은 모두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돼 열린 의정도 실천했다. 11월1일부터 2주간 진행된 행감에서는 시정 23건, 주의 7건, 개선 215건, 권고 337건, 건의 100건 등 총 682건의 지적 또는 대안제시가 이뤄졌다.
개원 당시 전체 의원 61명 중 과반(32명)이 초선이어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잖았지만 조례 접수 건수만 놓고 볼 때 지난해보다 28건, 비율로는 10.8% 증가해 기우에 그쳤다. 특히, 전체 조례안 중 의원 발의가 81.8%를 차지했고, 위원회 발의 건수까지 더하면 88.5%에 달해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이 나온다.
지방소멸 위기대응 정책연구회와 농촌발전연구회, 찾아가는 전남교육 정책연구회 등 12개 연구모임은 정책개발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6개 특별위원회를 주축으로 다양한 도민 의견수렴도 이뤄졌다.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오른 1등급을 받은 점, 개원 이래 상임위 의정 성과를 담은 첫 백서가 나온 점, 다채로운 글로벌 공공외교를 펼친 점도 주요 성과로 꼽힌다.
반면 미묘한 갈등과 옥에 티도 없진 않았다.
후반기 의장선거 과정에서 크게 동부권, 서부권으로 양분돼 미묘한 갈등을 빚은 점과 이후 국립 의대 설립 문제를 두고 한때 소지역주의적 모습을 보인 점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1952년 제1대 의회 개원 이래 여성의원이 의장단에 선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고, 1995년 주민 직선 지방자치제가 도입된 이후에도 여성 의장이나 부의장이 전무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민원성 질의를 이어가면서 "표(票)가 아닌 지역발전에 가치 방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집행부 영향권에서 벗어난 인사권과 달리 예산편성권이 아직까지 독립되지 않았고, 의회사무처 조직개편 권한이 미흡한 점도 구조적 한계라는 지적이다.
김태균 의장은 "전남의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도민 삶이 안정될 수 있도록 좋은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고, 특히 도민 행복지수와 눈높이에 맞는 의정활동을 통해 희망을 주는 의회, 희망을 주는 정치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염선호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