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정권교체” vs “李 대안 없나”… 엇갈리는 광주민심

이재명 대세론에 “압도적 지지율로 정권 교체해야”
계엄령 비호 국민의힘 반대하지만 李 반감도 팽배

박도일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
2025년 04월 23일(수) 07:00
21일 오후 광주 서구 유·스퀘어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한 시민이 TV 화면에 송출되는 정치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뉴시스
[광전매일신문] “내란정당은 절대로 안돼. 12월 그날 밤 난리가 나는 줄 알고 심장이 벌렁벌렁 했당게.”
22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만난 60대 택시기사는 대통령선거 후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몸서리를 치면서 열변을 토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 트라우마’가 깊게 남아 있는 광주 시민들은 국민의힘을 내란정당으로 규정하며 다가올 6·3 대선에서 절대 표를 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의 심장부인 광주의 민심은 압도적 정권 교체와 심판을 위해 ‘이재명 대세론’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 후보에 대한 반감 역시 적지 않았다.
◆이재명 대세론에 “정권 교체해야”
광주 도심 곳곳에서 만난 광주 시민 대다수가 바라보는 이번 대선은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었다. 압도적인 지지율로 정권 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했다.
광주 광산구 송정역시장 한 방앗간에서 만난 김모(75·여)씨는 “코로나19때 겨우 버텼다가 이제 다시 살만해지니 계엄으로 와장창 무너졌다”며 “국민의힘은 믿을 수 없다. 민생을 살리기 위해 무조건 민주당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방앗간 TV로 민주당 경선 뉴스를 지켜보던 단골 손님도 “다른 후보들은 이재명한테 경쟁이 안 된다. 정권을 교체하고 내란잔당을 심판하려면 이재명에게 표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정역 앞에서 승객을 기다리던 택시기사 곽모(69)씨는 “사법리스크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재명 죽일라고 무리하게 수사를 해도 뭐가 안 나오지 않았느냐”며 “성남시장 때 밀어붙이는 면은 없지 않아 있었지만 지역경제 살리고 일처리 하나는 잘했다”고 이 후보를 지지했다.
출근길 서구 상무지구 길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37)씨도 “이재명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야 압도적인 정권 교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성남시장 때 모라토리움(지불유예)을 이겨낸 경험이 있어 무너진 경제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민주당이나 국힘이나 나머지 후보는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했다.
◆계엄 비호 국힘 반대에도 ‘어대명’ 반감 “대안 없어 답답”
비상계엄을 비호하는 국민의힘은 절대 반대하면서도 ‘어대명’ 분위기에 반감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광산구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정모(53)씨는 “윤석열 생각만 해도 잠을 잘 수 없다. 계엄을 비호하는 국민의힘은 다시는 정권을 잡아서는 안 된다”면서도 “이재명이 좋은 게 아니라 대안이 없어 민주당을 뽑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수도권 출장을 마치고 송정역에 도착한 직장인 박모(32)씨는 “정권 교체는 당연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정말 아닌 것 같다”며 “그동안 정치판이 너무 혼란스러웠다. 독단적이지 않고 논란이 없는, 새로운 인물을 뽑고 싶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후보라고 무조건 표를 몰아주는 지역 정치 풍토와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반발 기류는 젊은층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북구 전남대후문 카페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이모(25·여)씨는 “우리 부모 세대까지는 무조건 민주당을 밀어줬다”며 “민주당 찍었다고 호남이 발전한 게 있나, 일자리가 생겼나, 뭐하나 바뀐 게 없다. 정권은 교체해야 하고 그렇다고 민주당은 아닌 것 같아 답답하다”고 했다.
전남대 인근에서 만난 대학생 최모(25)씨는 “일당독재는 무너져야 하는 게 맞다. 민주당의 조삼모사식 정치와 공약이 우리 세대에 너무 많은 짊을 주는 것 같다”며 “어대명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으나 민주당에 대한 견제가 분명히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박도일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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