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숫자 2000 정책’은 수비(數秘) 되어야 이동환 교수 gwangmae5678@hanmail.net |
2025년 01월 15일(수) 0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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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수(數)란 수의 크기, 절대값, 연산, 수열 등의 개념을 가지고 숫자, 형태, 구조 등을 다루며, 과학적 이론을 발전시켜왔다. 게다가 점성술, 수비학, 카발라 등의 세계까지 뻗어 수(數)가 차지하는 범주가 무한정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수비학(數秘學)과 관련 예를 보자.
2010년 칠레에서 대지진 여파로 광산이 붕괴하여 광부 33명이 갇혀 '33'이라는 숫자를 관심 있게 보도한 바 있다. 그해 사고 발생한 날이 33주 차였고, 굴착기로 갱도까지 구멍을 뚫어 전원 구조된 기간이 33일이었다. 또 매몰된 광부들이 보낸 "우리 33명은 피신처에서 잘 있다"라는 쪽지 내용의 글자가 33자였다. 구급차가 광산 현장까지 전속력으로 달려 도착한 시간이 33분, 구조 현장 취재 등록 외신기자들 출신 국가도 33개국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어느 주술사가 나타나서 알려준 것이 아니고,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나서 분석하니 공교롭게 숫자 33이었다고 한다.
또 중국 송나라 소강절(邵康節) 선생의 측자술(測子術) 사례가 흥미롭다. 어떤 선비가 소강절 선생에게 찾아와 元(으뜸 원) 자를 쓰면서 질문했다. "아내가 임신 중인데 아들인지, 딸인지 알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소강절 선생은 딸을 낳을 것 같다고 했다. 이유인즉, 元(원) 자는 2·8(二八)의 숫자 형상이고, 주역 괘로 "손괘(☴, 巽卦)에 해당하니 딸을 낳겠소!"라고 했다. 나중에 아내가 출산하니 소강절 선생의 말대로 딸을 낳았다고 한다.
위에서 소개한 것처럼 칠레의 광부 33명 매몰사건과 한자를 통한 측자술에서 점지하였던 사례는 통계나 과학이 아니고, 자연과학적 전통 방식, 또는 동양학적 사고이나 명상, 주술을 통해 믿거나 의지하고 싶은 숫자일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12.3 비상계엄령 선포 후 장어 56kg을 용산청사로 배달했다고 한다. 왜 56kg일까? 그런데 정확하게 56kg(150명분)은 2.000온스(oz)라고 한다. 이건 어떤 의미일까 궁금하다. 정부 의대 증원 2.000명, 명동 밥집 봉사활동 쌀 2.000kg 지원, 국민 2.000명과 신년 음악회 감상, 인천대교 통행요금 2.000원 조정, 대구'국가로봇 테스트필드 조성착수에 2.000억 투입 등등 대통령의 2.000의 숫자 정책에 아주 민감하게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원희룡 후보와 축구 국가대표선수 이천수가 22대 총선에서 같이 유세했다는 연유로, 혹 이름이 "이천수(2.000수)"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혹을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에 '숫자 2.000'의 의미란 한자를 파자하면 2는 二, 10은 十, 100은 白이라. 二+十+白 => 皇(임금 황) 자가 형성된다. 즉 二+十 => 왕(王)이므로 왕(王)자 위에 白을 올려놓으면 황제가 된다. 그렇다면 윤석열은 왕(王)이요, 이천공은 숨은 황제로 오해의 소지도 있을 수 있다. 그동안 이천공은 '정법도사'로서 윤석열 김건희 여사의 비선 책사 역할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였다.
천공은 강론을 통해서 자기 입장을 밝혔다. 그의 본명은 이병철이며, 천공은 하늘의 공인이라는 의미로 하늘에서 내려온 호(號)이고, 이 호를 이름으로 개명하였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서 "용산 힘쓰려면 용(龍)이 여의주를 가져와야 한다"라는 발언이 논란이 된 적이 있었고, 청와대 이전과 관련 귀신 때문에 입궐하지 말라고 주장했다는 의혹도 제기한 바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이 후 여러 가지 '숫자 2.000 정책'에 집중한 것은 사실이다. 고정된 '숫자 2.000 정책'에 맞춰 추진하려니 나라의 정책이 공정과 상식에 합당한 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미신적 숫자 정책은 시대에 역행이며 민주주의 역행이다.
숫자 해석에 있어서 가장 큰 오류는 과도한 일반화와 주관적인 해석이다. 특정 숫자에 대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객관적인 상황이나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또한 자신의 희망이나 요구사항을 숫자 해석에 의지하여, 원하는 결과만을 보려는 편향성을 지도자는 경계해야 한다. 이러한 착오를 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숫자를 바라보고, 객관적인 정보와 주관적인 해석을 분리하여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숫자는 결코 미래를 예측하거나 운명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지표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숫자는 수비(數秘) 되었을 때 무의식에 일어나는 기적일지도 모른다.
▲ AOU대학교 전)교수 이동환
이동환 교수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