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혁명과 축구협회의 대응 분노 이동환 교수 gwangmae5678@hanmail.net |
2024년 10월 23일(수) 0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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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 중 '슛'하기 좋은 상황에서도 '슛'하지 않고 선배인 스트라이커에게 득점할 기회를 주려는 후배 선수들의 충정 어린 행위를 목격하였다"라면서, 이런 한국적 권위관습으로 성공할 수 없어 경기 중에 '선·후배'라고 부르지 말고 '이름'을 불러라고 권장하였다는 일화를 소개하였다.
이 일화를 보면서 선수 상호 간의 보이지 않는 비리가 몸속에서도 작동하고 있는 심리를 알 수 있다.
선수 상호 간의 서열과 밀어주고 끌어주는 권위적인 관계가 어느 종목에서나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축구 국가대표 감독선임 문제로 사회적 분노와 파장이 심각하다. 축구의 행태가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자, 급기야 협회 관련 당사자들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힘을 이용하여 위기를 모면하려는 처사에 분노하면서 동학혁명이 떠오른다.
동학혁명은 조정에서 외세를 끌어들여 해결해보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되었다. 1984년에 탐관오리들의 봉건적 수취체제가 심하고, 사회적 모순이 팽배해지자 고부에서 농민봉기가 시작되었다. 이 당시 녹두장군이라 부른 전봉준은 무장에서 손화중, 김개남 함께 4.000여 명의 농민군을 조직하고 탐관오리 숙청과 보국안민을 위해 분연히 봉기(蜂起)하였다.
그러나 고종과 명성황후를 위주로 한 민 씨 정권이 동학군 제압이 불가능함을 알고, 이를 진압하기 위해서 청나라에 군 파병을 요청하여 조선에 청군을 파병하게 된다.
이에 일본도 청나라와 일본이 갑신정변 때 맺은 텐진조약(天津條約, 청·일의 군사적 개입 제한)에 따라 군대를 조선에 파병한다.
1894년 일본군이 왕궁을 점령하고 개화파의 연립정권을 수립시키자 동학농민군의 지도부는 제2차 삼례에서 재봉기하여 서울로 향했다.
남접·북접 연합군은 일본군의 우세한 화력을 견디지 못한 채 충남 공주 우금치 전투(牛禁峙戰鬪)에서 패퇴하고 전봉준은 순창에서, 김개남은 태인에서 붙잡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로 인해 조선 땅에서 청일전쟁(1894)이 일어난다. 이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군은 동학농민군 진압에 직접 나섰다.
일본군은 최신식 무기를 앞세우고 무자비하게 수많은 동학농민군을 학살하였다.
이처럼 동학혁명의 실패는 민 씨 정권이 스스로 요청한 외세의 무력에 의해서 무너졌다. 사필귀정이다. 생각하면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8.15 해방되는 해인 1948년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가입한 이래 처음으로 아시아에서 2002년 한·일월드컵을 개최하였고, 축구 역사상 4강 진출 5회의 성적을 거두는 등 한국의 위상을 높여왔다.
뿐만 아니라, 국가 축구 발전을 위하여 청소년을 포함한 연령층별 축구 교육, K리그 운영과 발전, 우수선수 발굴 육성, 축구 문화시설 확충 등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인권침해, 횡령배임, 승부조작, 선수 비리, 학연 등 그동안 끊임없는 불공정, 부조리가 음성적으로 만연되다가 곪아 터져 국민으로부터 분노와 지탄을 받기도 하였다.
근래에는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바지사장 같은 무능함과 홍명보 감독선임 문제로 축구계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즉 감독추천과정에서 부정이 있었고, 면접 과정이 불공정했다고 인정하였다.
문화체육부의 감사 결과 문제점을 발표했으니, 협회가 징계를 미루고 스스로 자정해 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협회의 기득권들의 자기들만의 위상을 만회하려고 외부세력인 국제축구연맹(FIFA) 힘을 끌어들여 정부에 압박하려는 몰상식한 처사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가입한 나라의 축구협회가 독립적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걸 중요시한다. 사실 스포츠는 엄청난 돈이 오가는 국가적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정치적으로, 혹은 권력자가 지나치게 간섭하면 회원국 자격을 박탈시킬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한 회원국가들이 자기 나라 축구협회 부정을 바로 잡기위해 개혁을 쇄신하려 했지만, 오히려 '회원자격정지'라는 카드로 징계를 내린 적이 있다.
여기에 해당된 나라가 케냐, 쿠웨이트, 파키스탄, 스리랑카가 억울하게 당했다.
프랑스, 중국은 징계를 내리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 국가의 축구협회 비리가 많은 것을 알면서도 왜 그것을 묵인할까, 문제는 돈이다.
비리가 많은 곳일수록 검은 돈이 오가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정신은 다양한 문화, 종교, 성별의 사람들이 화합하고 존중하고 글로벌 평화와 이해를 촉진하는 연맹의 기조를 이탈하고 비리를 묵인하는 피바(FIFA)의 행태에 매우 유감스럽다.
국내축구협회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해야지, 동학혁명처럼 청·일을 끌어들여 해결해서는 안 된다.
대한축구협회의 갈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국제축구연맹(FIFA)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는 것은 역사를 망각하는 부적절한 처사이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은 대한축구협회가 되기 바란다.
▲ AOU대학교 전)교수 이동환
이동환 교수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