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출신 한강 노벨문학상 소식에… 광주 서점가 “책 동났다”

5·18 다룬 ‘소년이 온다’ 찾는 고객 줄이어 시민들 “지역 출신 한 작가 너무 자랑스럽다”

오권철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
2024년 10월 14일(월) 09:21
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에서 한 시민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소년이 온다' 재고 있나요?" "책은 언제 또 들어오나요?"
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에서는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등 소설가 한강의 작품을 찾는 고객들로 붐볐다.
한국 작가 최초로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 시민들은 아침부터 지역 서점가를 돌아다녔고, 재고는 언제 들어오는지 문의하는 등 구입을 서두르는 모습이었다. 특히 지역 출신인 한 작가의 수상 소식에 지역민들은 더 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서점을 찾은 김경혜(62·여)씨는 "한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구매하려고 눈을 뜨자마자 서점을 왔는데 완판돼 결국 못샀다"며 "집 근처 서점 2곳을 들렀는데 없어 여기까지 왔다. 언제나 책을 살 수 있을까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쩐지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탈 것 같더라. 진짜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듣자 내 직감이 통한 거 같아 놀랐다"면서 "어제부터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휴대전화 카톡방이 난리다. 광주 사람으로서 한 작가가 너무나 자랑스럽고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한 작가의 시집 '오래 걸려도 상관없다'를 구매하기 위해 서점을 찾은 이미라(55·여)씨는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놨는데 하루라도 빨리 읽어보고 싶어 왔다"며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가치 있게 작품에 반영한 한 작가의 수상이 광주시민으로서 대견하고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
김현주(53·)씨는 "그동안 한 번은 봐야지 하다가 못봤던 '소년이 온다'를 이번 기회에 읽어보고자 서점을 왔는데 이미 다 팔렸더라"며 "어제 수상 소식을 듣고 눈물이 다 났다. 그야말로 '국뽕'이 차오르더라"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수상 소식이 전해진 10일 오후부터 한 작가의 작품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이날 서점의 재고는 아침부터 모두 소진됐다.
오전 9시 문을 여는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은 개점 전부터 시민들이 줄을 서 있기도 했고, 예약 주문을 위한 고객들의 전화도 쏟아지고 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 속 국가폭력에 저항한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의 경우 전날 남아 있던 재고 10부가 모두 팔렸고, 이날 오전에도 5부가 더 들어왔지만 동시에 완판됐다. 그나마 재고가 많았던 '채식주의자'도 전날 20부가 다 판매됐고, 이날 새로 들어온 10부도 개점과 동시에 동이 나기도 했다.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 직원은 "아침에 서점 문을 열자마자 고객들이 한강 작가의 작품을 찾아 재고가 금방 떨어졌다"며 "언제 얼마나 다시 입고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권철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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