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정학이 세계화 중심 무대 된다 이동환 교수 gwangmae5678@hanmail.net |
2024년 08월 14일(수) 0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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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분단국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자동차, 전산, 조선, 방산산업과 세계군사력 6위 등 세계적 최우수 기술국으로 알려져 있다. 강대국들은 자기 국가이익을 위해 한국 우수업체 이전을 요구하거나, K 방산을 구매하는 등 작금의 상황을 볼 때 한반도 지정학이 세계화의 중심 무대로 서서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반도는 백두산이 중국 대륙과 연결되어 반도(半島)가 되었고, 만약에 압록강과 두만강이 하나로 연결되었다면 한반도가 아니라 한도(韓島), 고려도(高麗島)라 불렀을지도 모른다.
우리 한반도는 삼면이 바다로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육교의 역할을 하며, 대륙과 해양으로 진출하는 지정학적 숙명을 가지고 있다.
극동에 위치한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세계 4대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다. 북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와 국경을 이루고 있고, 남으로는 미국, 일본과 접하고 있다. 그 틈바구니에서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제국주의 시대에 한반도는 열강들의 침략과 전쟁터가 되기도 하였다.
대륙 세력 중국은 해양으로, 해양 세력 일본은 대륙으로 서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이 되었고, 따라서 한반도는 양 세력 간의 갈등과 충돌이 펼쳐지는 전장의 무대가 되었다. 이를 실증할 수 있는 역사적 사례를 살펴보자.
고려시대 때 대륙 세력인 원나라는 세계의 통일을 위해 해양으로 진출하고자 한반도를 장악하기 위해 40년간 끈질긴 침공을 감행하여 1270년 고려와 강화조약을 체결하였고, 몽고 침입으로 정동행성(征東行省)이라는 기구까지 만들어 해양 진출을 시도하였다.
또 임진왜란 당시 해양 세력인 일본이 대륙 세력인 명나라를 치려고 하니 조선은 길을 빌려달라(征明假道)고 요구한 사실이 있었다. 이것은 해양 세력인 일본이 대륙으로 팽창 분출하려는 속셈을 드러내는 단적인 예다.
양국의 이 같은 행동은 열세한 한반도를 공격과 수비에 필요한 완충지역으로 보아 이곳에서 승부를 가리려고 했었다. 1897년 청나라 관료 이홍장은 "한반도는 청(淸)을 보호하는 입술"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대륙방어에 있어서 충격 완화를 위한 완충지대로 평가한 것이다.
19세기 들어와서는 한반도를 식민지, 시장화하려는 영국, 미국, 프랑스, 일본의 개항을 요구하는 침략이 있었다. 그리고 강대국의 동아시아 패권 쟁탈을 위해 청일전쟁 및 노일전쟁을 거쳐 결국 한반도는 일본의 강제로 점령지가 돼버렸다.
조선말에 특히 대원군의 쇄국정책 탓으로 조선은 국제 정세에 어두워 산업화에 뒤처지고 강대국 세력에 대응할 수 있는 국력을 구축하지 못했다.
약육강식이 지배하던 시대에 약소국 한국의 외교력은 아무 소용이 없었기 때문에 강대국의 손아귀에 놀아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한반도가 주체적 역량이 강화된다면 우리도 대륙과 해양 양쪽으로 진출할 수 있고, 동아시아와 태평양의 핵(核)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런 연유로 우리 국민은 조국 근대화에 총력을 기울였고 및 중화학공업육성, 참단 과학기술 산업에 박차를 가하여 명실공히 세계 속 한반도의 위상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한 세기 이전에 한반도의 주인은 힘이 없고 약소했기에 그 운명은 강대국의 손익에 따라 좌우되었다. 그러나 이젠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과의 관계는 옛날 사대주의 관계가 아니라, 한반도에서 나온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드리는 모습으로 변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전략적 동반관계로 북·러조약을 체결했고,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간접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또 중국은 한국의 반도체(메모리 시스템) 아니면 중국 내부경제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주변 강대국이 한국을 과거처럼 함부로 다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따라서 한국은 오랫동안 경제발전과 첨단 과학기술을 구축하여 대외적으로 국력 신장과 한국인의 우수성을 보여줌으로써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강국이 되었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한국의 도움을 요청하거나 자국에 유리하도록 한국의 선택을 바라는 단계까지 왔다. 아주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조상이 지켜온 한반도! 우리가 살고 누리는 땅! 이 한반도가 전략적 요충지임을 인지하고, 이제부터 지정학이 숙명의 질곡(桎梏)이 아니라,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 첨단 기술 분야에 집중 개발시켜 나아갈 때 한반도는 지정학 구조상 세계화 중심 무대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 AOU대학교 전)교수 이동환
이동환 교수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