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 5·18 44주기, 행사위 출범 국립5·18민주묘지서 출범식… 광주기관·단체 63개 구성 ‘언젠가 봄날이 다 만나리’ 전야제 공연 일부 시연도 전광춘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 |
2024년 03월 20일(수) 0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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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44주기를 기리며 민간 주도 행사를 주관할 '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가 공식 출범했다.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을 주제로 출범한 행사위는 숭고한 5·18 정신을 되새기며 가치 실천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행사위는 19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와 북구 망월동 5·18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행사위 공식 출범식을 열었다.
출범식에는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 5·18기념재단, 광주진보연대 등 지역 63개 기관과 시민단체 소속 300여명이 모였다.
다만 5·18 공법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들은 출범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1993년부터 행사위에 참여해왔으나 일부 단체 내홍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행사위 불참 가능성이 점쳐진다.
출범식은 민주의 문 앞에서의 민중의례, 인삿말, 출범선언문 낭독과 추모탑 앞에서의 단체장 분향, 5·18구묘역 내 헌화와 전야제 공연 일부 소개 순으로 이어졌다.
출범식 참여 단체 관계자들은 44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드러나지 않은 5·18 당시의 진상에 대한 규명, 책임자 처벌에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을 통해 반복되고 있는 5·18의 가치 폄훼와 왜곡 시도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리며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재차 강조했다.
최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진상 규명 불능' 결정이 내려진 일부 과제들에 대해서도 일부 세력의 왜곡 시도 우려를 표하며 후속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주제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을 통해 1980년 5월 광주 대동 정신을 이어받아 오늘날 공동체가 처한 위기 상황을 이겨자고도 다짐했다.
행사위는 출범 선언문을 통해 "1980년 5월의 외침은 군사독재를 무너뜨리고 대한민국 민주주의 심장으로 자리잡았으나 4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왜곡과 폄훼로 오월을 지우려는 망동이 끊이지 않는다"며 "이는 아직도 80년 5월에 대한 실체적 진실규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민주주의의 위기, 민생의 위기, 기후환경의 위기, 전쟁의 위기 등에 직면한 오늘날 행사위는 5·18 정신을 이어받아 시대적 아픔까지 함께 구현해낼 것"이라며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기념행사 곳곳에서 오월의 가치를 마음껏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나아가 행사위의 과감한 혁신과 변화로 다양한 시민적 공감대를 확보해 이후 5·18 45주년, 50주년을 준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세대와 기억, 국가를 넘어 모두의 자랑스럽고 하나되는 올해 5·18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시도 5·18 44주기에 맞춰 흩어져있는 5·18 관련 조례를 하나로 묶는 '5·18민주화운동 정신 계승 기본 조례'를 만들고 있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분명히 조례안에 담고 기관별 관련 역할을 분명히 나누자는 취지"라며 "모두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비움과 성찰의 시간을 보내며 하나된 5월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출범식을 마친 행사위는 5·18구묘역에서 5월17일 5·18 전야제에 올릴 주제 공연 '언젠가 봄날이 다시 만나리'를 일부 시연했다.
앞서 광주시민 단체들은 5·18 8주기였던 1988년 5월17일 남구 구동 실내체육관에서 처음 열린 5·18 전야제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매년 민간 주도 5·18 행사를 펼쳐오고 있다. 이후 전문적인 행사 진행을 위해 2017년 행사위가 비영리민간단체로 출범, 5·18 단체와 함께 행사를 열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5·18 일부 공법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가 5·18 당시 광주를 잔혹하게 탄압했던 계엄군들의 후신인 특전사동지회와 함께 민주묘지에서 참배하며 도마위에 오르자, 행사위가 부상자회 등을 참여 단체에서 제명 조치해 갈등이 벌어진 바 있다.
전광춘 기자 gwangmae56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