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에는 실날같은 희망이라도
임성욱박사 gwangmae5678@hanmail.net
2024년 01월 03일(수) 07:00
자신의 의지로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없다. 그냥 왔을 뿐이다. 부와 모는 어느 정도 새 생명의 탄생을 예측할 수 있었겠지만 태어난 사람은 부모에 대한 선택권이 전혀 없다. 이것을 숙명이라 한다. 첫 만남이 되는 것이다. 만남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만남이다. 재벌 집에 태어나면 재벌가의 사람이 되고 가난한 집에 태어나면 빈자가 된다. 이런 숙명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단지 태어난 자에게 주어진 선택권은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권한만 있을 뿐이다. 재벌가에 태어나도 망나니 같은 삶을 살게 되면 망나니가 되고 빈자의 집에 태어나도 열심히 노력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살아가는 방법은 오로지 태어난 자만이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구절이 있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 누군가를 도와주면 기쁘다는 생각은 갖게 된다.
지나가는 걸인에게 돈 몇 푼을 주어도 하루 내내 기분이 좋아진다. 주어본 사람만이 안다. 때문에 아무리 돈이 많아도 선행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런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불행한 것이다. 수전노가 되어가는 것이다. 삭막해지는 것이다. 마치 한여름 날 내리쬐는 태양열과 같은 무더위만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애당초 사랑을, 자선을, 봉사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ARS를 통해 몇 천 원씩 내는 사람들도 대부분은 눈물 많은 서민들이다. 구세군에게 돈을 넣는 사람들도 그렇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들 같다. 본인들은 별로 가진 것이 없으면서도 남에게 나눠주는 그들이. 이들은 도움을 요청하는 권한은 요구호자한테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선택권을 그들에게 주는지도. 날마다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극한 한기를 가득 머금은 강추위는 사람들을 움츠러들게 한다. 하지만 노동자들을 비롯한 보편적 서민들은 언 손을 녹여가면서 일을 해야 한다.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일을 해대도 이들 중 대부분은 막막하다. 앞이 안 보인다. 하지만 장막을 헤쳐 가며 이 순간에도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이들에게 밝은 빛을 줘야 한다. 따뜻함을 줘야 한다. 어려운 사람들이 원하기 때문이다. 이런 선택권이 그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재벌들도 마찬가지다. 어렵다고 엄살만 부리지 말고 자신들의 사재도 털어가면서 사업을 하라. 재산을 천문학적 숫자로 늘리지만 말고. 함께 어울려 가면서 살아보란 말이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후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베풀고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라고 하잖은가.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진들 무슨 소용 있는가. 죽어가는 마당에는 다 필요 없다. 자식에게만 물려준다고 해서 죽어가는 자신은 뭐가 달라지는가. 자신이 부모에게 받았을 때의 감정을 자식들도 똑같이 느낄 뿐이다. 어쩌면 더 무서운 생각을 하는지도 모른다. 세상사가 그렇다. 그래서 사랑도, 재물도 나눌 수 있으면 나눠라. 그게 또 다른 세상으로 가는 발걸음을 가볍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디를 봐도 숨통 막히는 것들만 득실거리고 있다. 조세포탈, 살인, 상해, 음모, 사이버 공격 등 무시무시한 일들만 사방에서 난무하고 있다. 마치 아귀의 세상 같다. 이렇게 되면 주어진 삶의 영위 방법이 엉망진창이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소위 사회지도층이란 사람들을 비롯한 가진 자들부터 깨어나야 할 것이다.
특히 청룡의 해인 갑진년(甲辰年)에는 서민들이 실날같은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임성욱박사 gwangmae5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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