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생각해 볼 때가 바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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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두가 생각해 볼 때가 바로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권위가 곤두박질 중이다. 임기의 반환점을 돌면서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대통령 부인이 이리도 어수선한 경우는 역대 어느 대통령 때에도 없었던 것 같다. 며칠 전, 국내 정치학자 30명이 한 제언을 보면 대통령이 협치를 해야 한다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김건희 특검법 수용 등 포함)과 인적 쇄신 등이 그다음이었다. 그 뒤를 이어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하고 초심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조언해도 기대되지 않기 때문에 퇴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임기가 반환점을 지나도록 제1야당 대표와 회담한 것이 겨우 한 번뿐이라는 사실은 정치의 실종이라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번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부터 실시해 오던 정부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의 관례까지 깨트려버렸다. 2025년 국정 방향 설명과 677조4000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해서 국회 협조를 당부하는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단 말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대독을 맡기고서. 긴급하거나 특별한 사유가 전혀 없음에도 말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지 않은가.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데도.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옹졸하기 짝이 없다.
일찍이 공자는 예의와 겸양으로 일을 대한다면 나라를 다스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 공자의 정치사상은 도덕적 리더십과 사회적 조화를 강조했다. 때문에 우선 정치를 하는 사람은 당사자가 깨끗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사회적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치적 맞수는 물론 적대적 관계에 있는 정적과도 논의하고 교류하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현대사회의 큰 획을 그은 3명의 크고 멋진 정치인이 있었다. 바로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의 3김이다. 이들은 때로는 극렬하게 경쟁하면서도 화합도 했다. 아무리 미워도 극한적인 단어는 구사하지 않았다. 참으로 멋진 거목들이지 않은가. 그래서 3김 중 두 명은 대통령을 지냈고 나머지 한 명도 대통령에 버금가는 지위를 누렸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은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았다. 극악적으로 탄압을 강행했던 자들에게. 모두 수용해준 것이다. 만약 현재의 정권 담당자들이 김대중 대통령처럼 수많은 고문과 옥고를 가족들과 함께 치뤘다면 정적들에게 어떻게 했을까. 상상하기도 싫어진다. 이 모든 것들을 포용하면서 사랑했기에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것 아닌가. 그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어느 나라를 방문하더라도 극진한 대우를 받았다.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가면서 민주화와 인류의 도덕률을 높이는데 기여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만델라와 같은 마음으로. 참으로 멋지지 않은가. 그런데 현재의 대통령은 어떤가. 자신과 마음이 맞지 않으면 대좌를 하지 않는 것 같다. 정적을 철두철미하게 배척하면서.
대통령은 한 국가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정치인이다. 때문에 싫든 좋든 간에 모두 수용해야 하지 않을까. 이 사람은 이래서 싫고, 저 부류들은 저래서 싫다고 배척해 버리면 과연 주변에 누가 있겠는가. 하기야 평생을 같은 직장에서 동고동락하면서 살아왔던 부류도 못 믿고 무시하는 판이니 더이상 말해서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이 나라, 이 국민의 안위와 발전을 위해 당장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를 모두가 생각해 볼 때가 바로 지금이지 않을까.






시인,사회복지학 박사
임성욱 박사

임성욱 박사 gwangmae5678@hanmail.net